◆원전은 깨끗한 에너지도 아니다.
‘깨끗한 에너지’라는 핵추진론자들의 칭송을 불행하게도 방사능으로 뒤덮여 썩지 않는 배설물 격인 핵폐기물을 완전하게 처리할 방법을 아직 가지고 있지 않은 현대 과학기술 앞에서는 설득력을 잃고 만다. 핵폐기물 처리문제는 인류가 안고 있는 최대 골치거리의 하나가 되고 있으며 지금 세대는 다가올 세대에게 아무런 해결책 없이 이 문제를 떠맡기는 무책임한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깊어 가는 것에 발맞추어 마치 원전이 공해문제의 해결사인 듯이 선전하는데 이는 사실을 한참 호도하는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핵폐기물로 지구전체를 뒤덮고도 남을 만큼인 원전 1천6백개를 짓는다 하더라도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는 고작 10%남짓밖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기상학자들의 발표뒤로는 원자로 제작회사들 조차도 더이상 원전이 깨끗한 에너지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화력발전에서 나오는 아황산가스와 이산화탄소는 재처리기술의 발전으로 화력발전소 건설비의 7%만 더 들이면 해결되는 데 비해 핵폐기물은 영구히 보관되어야 한다는 것을 외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선진국은 이미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깨끗하지도 않은 원전에서 손을 떼고 있다. 속속 원전주문을 취소하거나 이미 건설된 원전을 빠른 시일내에 폐기할 계획을 결정해 가고 있는 것이다. 스웨덴은 이미 1980년에 가동중인 12개를 2010년까지 폐쇄하기로 국회에서 의결했다. 그 결의에 맞추어 95년까지는 2개를 폐쇄시키되 대체 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5개년 계획에 일정을 맞추어 폐쇄시키려는 세부적인 계획을 짰다. 이를 국내의 원전추진론자들은 스웨덴이 마치 탈원전 정책을 포기한 듯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스위스도 원전건설 취소안을 통과시켰다. 이태리는 국민투표를 한 결과 80%이상이 원전을 반대하자 2천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기키로 국회에서 의결했고, 오스트리아도 완공된 슈펜댄도르프 원전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최대 원전 보유국인 미국도 74년 뒤로 한 건도 발주를 안하고 있다. 군사적 이유로 원전에 집착해 온 프랑스는 독점 기관인 프랑스 전력공사의 이자를 국민 세금으로 매년 탕감해 주는데도 무려 450억불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기료를 물고 있다. 일본도 타 선진국에 비해 2배 이상의 전기료를 부담시키는 현실로 에너지 정책에 관한 한 후진국 취급을 받고 있다.
이제 원전사업은 그 위험성과 비경제성에 대한 정보도 자작도 부족한 제 3세계, 이미 선진국이 잘못 들어섰다가 그 오류를 깨닫고 방향을 돌려 잡은 길을 맹목적으로 답습하는 일부 개도국을 공략하여 살구실을 찾으려 하는 핵산업측의 치열한 시도로 그 마지막 숨이 지탱되고 있을 뿐이다. 미국 에너지성은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극동지역에서 원전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세계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개도국의 무분별한 발주가 없었다면 선진국 특히 미국의 원자로 제작회사들이 오래전에 도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원전계약을 하나 따내면 1천명의 직원들이 10년을 먹고 살 수 있는 막대한 이윤이 생기므로 다해 가는 자신들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도 치열한 로비를 벌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국민들이 깨달아야 한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자체 설계능력과 더불어 35년 이상의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도 예외없이 원전산업에서 손을 떼는 마당에 자체 설계기술조차 없는 우리가 지금부터 원전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서 수출까지 하겠다는 발상은 너무나도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