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인체에 영향을 미쳐 체격, 체질, 체력 등의 육체적 활동력을 바꾸기도 하고 또 인간의 감각, 심리, 성격, 지능의 발달 등에도 영향을 주어 정신적 활동력을 좌우하기도 한다.
인간의 몸은 기후에 대한 순화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과거의 큰 기후변동도 이겨냈으며 현재에도 연평균기온이 29도나 되는 열대지방에서부터 영하 15도나 되는 극한지대에까지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랭한 기후에서의 생리적 순화로는 우선 신진대사의 수준이 상승함을 손꼽을 수 있다. 에스키모인의 체온은 열대 지방의 사람과 같지만 기초대사는 15~30%나 활발하다는 것이다.
열대기후에서의 생리적 순화는 다습한 지방과 건조한 지방이 다소 다르다.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으므로 땀을 흘려서 열을 방출하는 효과가 낮아 체온이 높아지고 호흡이 빨라지는 등 신체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고온 다습한 열대기후에 순화되면 기초대사는 10~15% 낮아지고 혈압이 혈압계의 수은 기둥으로 볼 때 15~25밀리쯤 낮아지게 된다. 이러한 순화로 해서 체온은 그다지 상승하지 않고 혈압도 높아지지 않게 된다.
또 실제로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땀샘수가 추운 지방의 사람들보다 많은데, 땀샘수가 많으면 그만큼 땀을 많이 흘려서 체온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황인종 중 몽골로이드는 신장과 피부색 모두 백인과 흑인의 중간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록에는 찾기 힘들지만 일본의 조사기록을 보면 신체의 크기가 기후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는데 기후가 한랭한 때는 키가 컸고 온난한 때는 작았다고 한다.
증보 문헌 비고에 우리나라는 서기 800년경에는 따뜻했었고 1800년경에는 추웠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럴 때 사람의 신장도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조사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사람의 체모도 기후에 순화한다. 의복이나 주거가 발달하지 못했던 고대에는 사람의 몸 전체에 상당량의 털이 나 있었는데, 그것은 심한 기후변동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순화였을 것이다. 현대에도 한랭한 곳에 사는 북유럽이나 아이누 등은 털이 많고 따뜻한 곳에 사는 인종일수록 털이 적은 경향이 있다.
기후는 사람의 성격에도 영향을 주어 사회를 구성하는 민중의 성격이 달라지게 해서 그 사회의 짜임새나 문화, 문명의 내용이나 발달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남방인과 북방인의 성격을 비교해 보면 햇빛이 강한 곳에 사는 남방인들은 일반적으로 밝고 명랑하지만 기후의 덕으로 다소 게으른 경향이 있는 반면 북방인들은 밝음이 결여되고 둔중한 감이 있으나 대단한 끈기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북유럽인과 남유럽인을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독일 북부의 사람들은 침음한 인상을 주지만 독일 남부에 가면 이런 인상이 대부분 가셔진다.
극단적으로 추운 기후 환경에 사는 에스키모인이나 북부 시베리아의 오스탸크족 등은 열대 지방에 사는 사람들처럼 지둔하고 무능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정반대인 극한 지방과 혹서 지방에 사는 사람의 성격이 이처럼 유사한 이유는 그 곳에서의 기상변화가 단조롭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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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규 만 / 기상청 서산기상대 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