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농민단체 추천으로 농림부 장관 임명”
■국민통합21 정몽준
“농업예산 70% 농가소득보전에 쓰겠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농업 공적자금 조성해 농가부채 해결”
전국에서 10만여명의 농민들이 참석해 쌀 수입개방 반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비준 거부를 촉구한 지난 13일 ‘우리쌀지키기 전국농민대회’.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당초 이날 대회를 통해 농민들의 요구를 정치쟁점화해 선거를 앞둔 대통령 후보들의 ‘쌀수입개방 반대’ 약속을 받아내고 2004년 WTO 재협상에 대비한 투쟁의 포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제외한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21 정몽준, 민주노동당 권영길 등 각당 대선 후보가 참석해 농정현안에 대한 정책을 밝히고 농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대회 진행을 맡은 사회자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불참사실을 알리자 농민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내며 분노를 나타냈다.
이날 참석한 후보들 가운데 첫 번째 연사로 등장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국농업을 반드시 살려내겠다”며 연설하던 도중 일부 농민들이 던진 달걀에 얼굴을 맞아 연설이 잠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잠시 뒤 노후보는 “장담할 수 없지만 개방을 최대한 저지하겠으며 농민단체의 추천을 받아 확실한 의지를 가진 사람을 농림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주요 농정은 직접 챙기겠다”며 연설을 마쳤다.
이어 등단한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가 “아버지는 강원도 농부의 아들이었다. 나는 농민의 아들이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자 곳곳에서 야유와 함께 잠시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야유가 계속되자 정후보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농정의 틀을 세워야 한다”며 “농업예산의 70%를 농가소득보전에 쓰겠다”고 밝힌 후 서둘러 연설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농민들과 함께 WTO에 맞서 싸우겠다”며 ‘쌀 수입개방 반대’가 쓰인 머리띠를 묶고 연단에 서자 다른 후보들에게 보인 반감과는 달리 대회장 곳곳에서 ‘권영길’을 연호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권후보는 “쌀 수입개방을 막아내고 농업부문에도 공적자금을 조성해 농가부채 문제를 국가의 책임아래 해결하겠으며 부유세를 거둬 농촌도 무상의료, 무상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만들겠다”고 주장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농민들은 대선 후보들의 연설 도중에 달걀과 돌을 던지거나 야유를 보내 농민들의 사이에 기존 정치권과 현 정부의 농정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