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 당선자 노무현에 21세기 첫 대통령, 원칙과 상식의 정치인, 개혁의 향도, ‘바보’라는 수식이 붙어 다닌다.

일반인이 노무현 당선자를 처음 알게된 것은 아마 국회에서 벌어졌던 5공 청문회일 것이다. 한껏 오만함을 풍기는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이 마치 일본형사처럼 증인들을 호통칠 때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키면서도 논리와 합리적인 질문 공세를 펴 증인들을 궁지에 몰아 넣는 걸 보고 국민들은 그를 청문회 스타라고 부르게 됐다.

지난 대통령선거 후보로 나올 때 국민들은 그가 대통령에 당선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민주당내에서 경선을 통해 후보로 당선된 후 이인제씨의 경선 불복, 민주당의원들의 탈당, 정몽준씨와의 후보단일화 경선, 정몽준씨의 지지철회 등으로 그는 철저히 바보가 됐다.

그러나 그는 양보할 것 다하더라도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국민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당선자는 대통령 되기보다 대통령하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 당과 조직, 대재벌의 힘에 의해 당선 됐다면 적당히 그들의 비위나 맞추고 일신과 친인척의 안위를 돌보며 살아도 될지 모르지만 이번만은 국민들이 그냥 놔두지 않을 것임을 누구보다도 그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그를 아끼는 사람들이 앞으로 국정을 운영해 나갈 방향을 앞다투어 충고하고 있다. 재벌 개혁, 공공개혁, 정치개혁, 언론개혁, 북한 핵문제 해결, 경제해결, 한미관계 개선

농민들은 또 획기적인 농업·농민 문제 해결을 바라고 있다.

노무현 당선자는 선거전 당시, 농림예산을 국가 전체 예산의 10% 확대, 농림예산의 20%를 직불제로 실시(직불단가, 1㏊당 70만원 수준, 상한 규모 5㏊로 상향조정, 밭 직불제 실시), 쌀 자급률 유지, 가격안정을 위한 계절 진폭 확대, 학교 급식법 개정, 공공비축제 도입,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동의를 국내 피해대책과 연계, WTO이행 특별법 제정, 농어촌 복지 특별법 제정, 농어촌 교육 특별법 제정, 농촌복지 특별위원회 신설, 농가부채경감(각종 정책자금, 금리 1.5%로 인하, 5년거치. 15년 분할 상환), 농특세 연장 등을 농업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지방 분권도 노무현 당선자가 간과해선 안될 것이고, 부첨하여 당진의 경제활성화와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약속했던 당진항지정 또한 해결되기를 당진군민은 바라고 있다.

이상의 국민적 여망과 농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무수한 고난과 역경이 뒤따를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반대세력과 이해가 상충되는 세력의 도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라는 절대 권력은 유혹이 강하여 어느 사이에 자신을 병들게 할지도 모른다. 우선은 항시 도덕성을 제일의 좌우명으로 삼아 흔들리지 말고 원칙과 소신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노당선자가 공약을 이행하고 개혁을 이루기 위해 끼워야할 첫 단추는 정치개혁이다. 이미 선거 직후 정치권이 요동치며 민주당에서 끝까지 남아 노후보를 지지하고 선거운동을 펼쳤던 개혁파 의원들이 개혁정당 건설을 외치고 있다. 여기서 노당선자가 또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이번 대선에서 농민과 서민이 진정으로 지지하고 환호했던 후보는 민노당의 권영길 후보였던 점이다. 농민과 서민의 하고픈 말을 가장 속 시원히 대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 당일 끝내는 붓뚜껑을 노후보로 옮겨 찍어야 했다.

여기에는 진정한 정치개혁으로 보수에 포위된 지금의 정치현실을 타파하고 더 나아가 유럽의 선진국들처럼 진보정당 끼리의 경쟁도 바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달라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모쪼록 노무현 대통령은 등을 굽혀 새 시대로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를 자처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