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IMF와 같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잃은 것도 많고 교훈된 바도 있다. 이제 충격의 격랑 속에서 벗어나 다시 성장을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지만 소유와 소득의 불균형으로 계층간의 위화감이 팽배해 불안정한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의 안정은 중산층이 두터워야 하는데 부유층 10%가 저소득층 90%를 지배하는 지금은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국가산업의 근간을 이루며 산업발달의 요체가 되었던 농업이 상공업에 밀려 무시당하고 난도질당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수년째 성장은 고사하고 소득감소와 부채누증으로 농업인의 피해의식이 팽배해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농업을 경시하는 몰지각한 자들에 의해 농업 가치를 폄하하여 우리의 먹거리를 값싼 수입농산물로 대치하자는 논리는 하나만 알고 열을 모르는 무지함의 소치다.

우리 영원한 먹거리를 지키는 것은 국토와 국민을 지키는 것과 같이 생명을 지키는 막중한 의미와 가치가 있음을 공감해야 할 것이다.

농업의 가치가 어디 가시적인 그것 뿐이랴.

정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한한 농업의 가치를 재발견해 특단의 대책으로 농업의 새 활로를 펼쳐줘야 한다.

농업기반공사가 펴낸 논·밭의 가치란 제목의 연구자료집에 의하면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사회경제효과(식량문제 해결을 통한 사회안정, 일자리 제공, 지역경제 안정) 20조4천억원, 홍수조절 기능 17조8천억원, 환경보전기능 8조6백억원, 자원 확보기능(지하수 함양, 수자원 확보 등) 3조7백억원 등 연 약 5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무한가치를 지니고 있어 농업의 막중한 존재를 확인하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농림예산 비중을 국가 전체 예산의 10% 이상으로 늘려 농업 회생을 위한 공약을 내놓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우선 국가 예산의 10% 이상을 농업에 투자한다는 공약도 괄목할 일이지만 농업이 농업인만의 생업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한다는 공유의 가치를 발견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음으로 우리 농업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농업을 이끌어 갈 유능한 인적 자원의 확보다.

농촌에서 애써 고생해 인재를 키워놓으면 도시로 나가고 해외 유학가서 농촌을 아주 등저버리기 때문에 농촌의 미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을 무턱대고 탓할 수도 없다. 고급인력이 전망이 없고 장래가 없는 농업을 외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국가가 의지를 갖고 농업과 농촌의 전문가를 양성해 저들이 이 나라 농업을 계승·유지·발전시키는 리더들이 되어야 하겠다.

부존자원이 풍요롭지 못하여 기름 한 방울 생산되지 않는 우리 나라는 산유국들이 기름값을 가지고 재채기만 해도 감기몸살을 앓을 정도로 기름값 등락에 민감하다. 없다는 것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이다.

우리의 영원한 먹거리 쌀을 생각해 보자. 공산품을 수출한 돈으로 값싼 외국 농산물을 사다 먹으면 우리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큰 오산이다. 자동차나 핸드폰을 먹고 살 수는 없는 것과 같이 농업없이 국가발전은 더더욱 이룰 수 없다.

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해 농업이 희생적으로 기여했음을 우리는 함께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국내 농산물 값이 외국 농산물 값보다 다소 비쌀지라도 적은 댓가를 치루어 농업을 살리면 모든 국민을 잘 살 수 있게 하는 지혜있는 국가가 될 것이지만, 만약 농업을 경제적 논리와 타산에 맞춘다면 결국 농업은 망하게 되고 우리의 먹거리와 생명을 외국에 맡길 수밖에 없으므로 큰 댓가를 치루는 어리석은 국민이 될 수밖에 없다.

농업의 무한가치를 온 국민이 함께 인식하여 농업 살리는 길이 곧 나라 살리는 길임을 모두가 공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