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도 가끔 꺼내놓고 보곤 하는 이 사진들은 그동안 내가 살아 온 역사의 기록들이다. 사진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살기 쉬운 일들을 오래 간직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나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빛바랜 사진들을 보면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올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된다. 한참동안 기억을 더듬어 나가다 잊고 있었던 사실이 새롭게 떠올랐을 때의 기쁨이란 마치 난파되어 가라앉은 해적선에서 보물을 찾은 것처럼 즐거운 일이다.
첫번째 사진은 결혼하기 전 25~26살때 초등학교 친구들과 고란사 근처에 있는 고풍저수지로 놀러가서 찍은 사진이다. 개구쟁이 시절의 친구들은 언제 만나도 허물없고 편하게 대할 수 있어서 좋다.
두번째 사진은 92년 면천면민 체육대회 때 ‘모래가마 들고 오래 서 있기’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한 모습이다. 그 당시 마을의 장사로 소문이 나 있었던 나는 형님(오정섭)과 함께 10년넘게 정미소를 경영하고 있었다. 정미소에서 쌀가마를 자주 나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힘도 세어지고 손도 다른 사람의 두 배는 되었다. 이 게임이 나에게 유리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동안 나는 당진에 살면서 한가지 일에만 매달렸다. 새마을운동이 그것인데 이 일을 시작한 지가 벌써 13년째로 접어든다. 그동안 새마을지도자, 면협의회장, 군협의회장을 거쳐 당진군 새마을지회장이라는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세번째 사진은 내가 새마을지도자 면천면협의회장을 지내고 있을 때 96년도 꽃동산 조성사업을 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새마을 운동은 소신을 가지고 오랫동안 해 온 일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간다. 내가 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업이 나를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찍은 사진이 나의 역사를 만들듯이…
오 연 섭 / 새마을지회 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