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콜레라 발생으로 인한 이동제한 조치로 돼지를 출하하지 못하고 있는 양돈농가의 피해가 누적되면서 정부의 무대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평면 상오리에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것은 지난 19일. 이틀 뒤인 21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최종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오자 반경 10㎞ 이내의 양돈농가에서 사육중인 돼지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졌다.
이동제한 조치로 출하가 금지된 돼지는 군내 전체 사육두수 25만9천두 중 70%에 가까운 18만여 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군내 양돈농가의 대부분이 비규격돈과 사료비의 증가, 돈사 부족의 삼중고에 시달리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돼지의 규격 체중은 110㎏으로 체중이 120㎏을 넘는 비규격돈이 되면 가격이 급격히 떨어져 규격돈의 가격이 평균 16~17만원선인데 비해 비규격돈은 12~13만원으로 한 마리당 4~5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군내 양돈농가에서 하루에 출하되는 돼지는 평균 1천5백마리. 돼지가 하루에 800g~1㎏의 체중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일 1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출하시기가 지난 돼지를 계속 기르다 보니 돼지가격은 떨어져도 사료비는 계속 들어가 이중부담이 되고 있다.
양돈농가의 어려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출하는 중단되고 어미돼지의 출산은 계속돼 돈사마다 돼지들이 넘쳐나 밀식사육으로 인한 또다른 질병 발생이 우려되는 등 관리에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돈농가에서는 피해지역 돼지 수매 등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으나 정부에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양돈농가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농림부는 돼지콜레라가 전국에서 동시 다발로 발생함에 따라 예산 부족으로 이동제한 지역의 돼지 수매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백신접종이 완료된 지역에 대해서는 접종완료 후 3km 이내 위험지역은 15일, 10km 이내 경계지역은 7일이 지나면 이동제한을 해제하고 지정도축장을 이용해 출하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농림부의 방침에 대해 양돈농가들은 농가상황을 무시한 대책으로 그동안 정책 실패의 책임을 고스란히 양돈농가에 전가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순성면 봉소리 이증영씨는 “정부가 수출위주 정책으로 예방접종을 중단시켜 돼지콜레라가 발생했는데도 피해에 대해 농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피해 농가의 돼지를 수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정도축장에 대해 신인철 양돈협회 당진지부장은 “당진도축장으로는 출하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며 “다른 지역의 도축장을 추가로 지정해 출하되는 물량을 해소해야지 3월말까지 이대로 대책이 없으면 양돈농가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산림축산과 구자순 축산담당은 “당진도축장의 처리능력이 부족한 것을 충분히 알고 있고 이미 충남도에 다른 도축장을 지정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해당 지역의 반발로 아직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하루빨리 예방접종을 마치고 전국적으로 이동제한을 해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합덕읍 소소리 아람농장 이제만씨는 “정부에서 수매가 어렵다면 전국적으로 이동제한을 완전히 풀어야 상황의 해결이 가능하다”며 “예방백신을 생산하느라 시간을 지체하기 보다 완제품 백신이라도 빨리 수입해 전국의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예방접종이 완료되면 이동제한은 의미가 없으므로 전국적인 이동제한 해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제한 조기해제와 지정도축장 추가 지정 등 확실한 대책이 조속히 시행되지 않으면 양돈산업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김정진 기자 jjkim@dj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