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악】 지난 3월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던 액체화물터미널 건설공사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다시 열렸으나 한진포구 어선의 항로 문제가 불거지며 주민들이 설명회 무효화를 주장하고 퇴장해 마찰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 27일 한진1리 마을회관에서는 한진리, 고대리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택항 한진각 액체화물터미널 건설공사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고대공단 전면 해상에 488억9천여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기존매립부지 1만6천500㎡를 임차하고 공유수면 22만1천500㎡를 매립해 총 23만8천㎡의 액체화물 저장시설 부지와 7만톤급, 1만톤급 부두 각 1선석을 건설하는 사업계획과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 도중 주민들은 당초 사업계획대로 매립지의 폭이 350m에 이르고 매립지에서 100m 이상 떨어져 계류시설을 만들 경우 정박하는 화물선의 폭까지 감안하면 현 해안선에서 500m가 넘게 돌출돼 한진포구 어선들의 항로가 막히게 된다고 반발했다.
주민들은 얕은 수심과 암초 때문에 한진포구의 어선들이 해안선 쪽으로 인접해 운항하는 상황인데 당초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한진포구를 출입할 수 없게 된다며 현지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이 마련된 이후에 주민설명회를 다시 개최하라고 주장했다.
한진리 한 주민은 “한진에 70여 척이 넘는 배가 있는데 지금 대로 하면 한진의 배들이 밖으로 나갈 수 없다”며 “어선들의 통행방법을 만들고 나서 주민설명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주흥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도 “암초 위치도 모르는 등 현지 상황조차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기본적인 자료의 검토도 안된 상황에서 환경영향평가서가 작성됐다”며 “오늘 주민설명회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사업자 측에서는 현지 여건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액체화물터미널 건설사업은 평택항 종합개발 기본계획에 의거한 사업으로 주민들이 제기한 항로 문제는 사업자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해양수산부와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답변했다.
또한 문제가 된 몇가지 사항들은 대책을 마련해 주민들이 공청회를 요구하면 공청회에서 논의하겠지만 주민설명회는 이미 끝난 것이므로 다시 개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나에너지(주)의 고성진 차장은 “문제점이 제기된 것은 보완해서 본 보고서에 반영하겠다”며 “주민들의 의견과 걱정은 알겠지만 한두가지 이유로 주민설명회를 다시 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생존권을 내세우며 한진 어선들의 운항 대책을 수립한 후 주민설명회를 다시 개최하라는 주민들의 요구와 대책을 협의하겠지만 주민설명회는 이미 끝난 것이라는 사업자 측의 입장이 맞서면서 액체화물터미널 건설공사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