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전 10시 반이면 어김없이 기타를 둘러메고 문화의집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연습실에 들어서면 각자 보물단지처럼 안고 있던 기타를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문화의집에서 마련한 ‘기타교실’은 지난 4월22일에 문을 열었다. 이 강의의 강사를 맡고 있는 최현준씨는 7년동안 음악을 해 온 베테랑 기타리스트이다. 당진읍 읍내리에서 ‘뮤직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최현준씨는 지난 2000년에 당진음악동우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음악은 그의 옆에서 항상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열정은 기타를 배우러 찾아온 ‘음악교실’ 수강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기타의 매력에 대해 최 강사는 자신의 생각을 조용히 털어놓았다.
“기타는 자기의 소리를 크게 내지 않습니다. 자신을 감추고 다른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겸손한 악기죠.”
하지만 기타를 배우는데 있어서는 지속적인 연습만이 기타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최 강사는 말한다.
강의시간이 평일 오전인 터라 10명 남짓한 수강생들은 대부분이 주부들이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기타교실’의 청일점 나흠수씨다. 나흠수씨는 서해윈드앙상블에서 섹스폰을 연주하고 있다. 섹스폰에 관한한 7년 경력의 베테랑이지만 기타는 아직 익숙하지 못하다. 나흠수씨는 “강사님이 워낙 알기 쉽게 가르쳐 줘서 더욱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관악기와는 또다른 기타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 한 수강생이 가져 온 커피를 나눠 마시며 잠시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전 시간에 배운 것들을 풀어놓아야 할 때가 오면 다들 사뭇 긴장하는 눈치다. 마치 학창시절에 음악실에서 실기시험을 치르는 학생처럼...
최 강사의 박수 소리에 맞춰 연주가 시작되면 수강생들은 왼쪽 손가락에 온 정신을 모아 G판을 누른다. 쇠줄을 맨손으로 누르니 아픈 것은 당연하지만 그보다 맘처럼 움직여지지 않는 손가락은 꼭 남의 손을 빌려온 것처럼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모두들, 자신의 손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한 눈치다. 최 강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빼놓지 않고 들으려는 수강생들은 입시를 앞둔 수험생 못지않게 진지한 표정들이다.
‘기타교실’이 문을 연 지 한달 반정도가 지났다. 수강생들은 최강사의 연주시범에 부러워하기도 하고, 함께 연주하는 중 튀어나오는 다른 음 하나가 자신의 ‘작품’인걸 알아채고 멋적게 웃기도 하지만 이제 제법 노래까지 따라부르며 기타를 연주할 수 있게 됐다.
5평이 조금 넘는 좁은 연습실에 모여앉은 사람들, 평범한 일상에서 기타라는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한 이들에게 이 좁은 공간이 답답할 리 없다. 월 2만원의 값싼 수강료로 생활에 즐거움과 활력을 주는 비싼 보물을 얻어가는 이들, 여섯 가닥의 가는 현에서 울려나와 잔잔한 파도을 일으키며 퍼져나가는 기타의 매력에서 헤어나기는 어려울 듯 싶다.
이필용 기자 pylee@dj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