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은이 / 김훈
- 출판사 / 생각의 나무
- 값 / 11,000원
詩人
(중략) 남몰래 한밤이면
갑옷을 벗고 새우등으로 눕는
뼛속 빈 남자를
나는 알고 있다.
" 박 범 신
이 詩를 읽는 순간 내가 떠올린건, 나의 아버지와 이 땅의 모든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이자 진정한 ‘갑옷’의 주인이었던 이순신이었다. 아침이면 굽은 등 펴고 나가 일과의 피로에 다시 ‘새우등’으로 돌아와 눕는 나의 아버지와 당신의 아버지.
정유재란 속 왜적과의 싸움에서 전사한 아들 이 면의 죽음에 홀로 부식창고 소금가마에서 눈물을 삼켜야 했던 조선의 아버지 이순신.
‘면은 칼을 놓치고 제 피 위에 쓰러졌다. 스물 한 살이었고 혼인하지 않았다.’
진정한 남자의 속울음이다. 아버지의 울음.
이 책 『칼의 노래』는 남자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말한다. 혹자는 박정희가 미화한 이순신의 단면을 읽고 무슨 때 지난 군국주의냐, 웬 때 아닌 민족주의냐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걸러 읽으실 일이고 요즘의 ‘테레비’를 보시라. 개 똥에 꿀 바르듯 깡패 소설에 로맨스 약간 섞어 남자의 뭐니, 장바닥 건달의 삶에 불과한 이들의 생애에 野人 어쩌구 하는 이 시대, 우리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우리에게 진정한 상무(尙武)정신은 없는가?
해답은 이 책에 있으니 널리 읽히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작가 김훈은 이순신의 붓을 대신 들은 듯 이렇게 적고 있다.
“사랑이여 아득한 적이여,
너의 모든 생명의 함대는 바람 불고 물결 높은 날
내 마지막 바다 노량으로 오라.
오라, 내 거기서 한줄기 일자진(一字陣)으로 적을 맞으리.”
아! 그러나 저러나 우리의 바다 당진항은 어떻게 지키나? 우리도 우리의, 우리 이름의 바다에서 적을 맞든 손님을 맞이하든 화물을 끌어보든 해야 할 것 아닌가.
매주 받아보는 당진시대의 1면은 난중일주기(亂中日週記)에 다름아니다.
나도 조정에 상소를 올려볼까.
‘신의 몸이 아직 살아있는 한 적1)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삼도당진항통제사 신(臣) 노(盧) 올림-
1) 여기에서의 적이 궁금하신 분은 당진시대 1면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