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회

송산동서교회 담임목사

당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미국이 한국에게 이라크에 추가로 전투병을 파병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더니 내쳐 눈에 가시처럼 여기던 이라크까지 점령하는 독선을 저지르고 명분과 정당성 없는 전쟁에 다른 나라들까지 끌어들여 전쟁과 점령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저의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누구와 전투하려고 전투병을 보내라고 하는가?

우리의 야당 대표는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의 파병요청에 동의할 뜻을 비쳤다. 미국이 수렁에 빠졌으니 우리도 같이 수렁에 들어가자는 말 같이 들린다.

옛날 우리의 조상은 동네 부자의 눈도장을 잘 찍어두어야 양식이 떨어졌을 때 쌀 됫박이라도 꾸어 먹을 수 있었다.

또 역사적으로 고려시대 이후에는 중국대륙의 눈치를 보며 처신했고 근대에는 일본이나 미국의 환심을 사려고 걸핏하면 미국으로 날아가는 신사대주의 형태를 보였다.

맹목적이고 사대주의적인 친미주의자들의 국익은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특정국가가 자기의 힘을 사용하여 세계를 지배하려는 패권주의나 약소국을 업신여기는 우월의식이다.

미국이 헛 기침을 하면 감기몸살을 앓던 무모한 사대주의도 우리의 또다른 전투대상이다.

이라크 침공명분의 하나였던 대량살상무기는 전혀 발견되지도 아니했으며 정말로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생산하는 나라가 누군데 그것이 전쟁 명분이 되었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또 이미 권좌에서 쫓겨난 후세인을 왜 그리도 집요하게 추적하는지 또 다른 의심을 품어본다. 과거 박정희 정권이 월남에 파병하여 누렸던 특수를 이라크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월남파병에서는 경제적 이익이나 공산주의에 대항해서 싸웠다는 명분이나 있었지만 이라크에서는 그런게 없지 않은가.

아무튼 전투병 파병문제는 파병을 하든지 안하든지 현 정권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 확실하지만 파병했을 때가 훨씬 더 클 것이다.

전투병을 파견하여 우리와 아무런 적대감정이 없는 이라크는 물론 전 아랍권에게 적개심을 심는 것은 국가의 장래나 장기적인 국익에도 치명적인 손상이 예상되고 자칫 미국이 벌인 무모한 전쟁의 용병으로 국제 사회에 좋지 않은 낙인이 찍힐까도 우려된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미국을 견제하고 싫어하는 수많은 나라들에게 외면 당하는 수모도 겪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경우까지도 감수할 각오를 가질 만큼의 존재로 미국이 끝까지 남아준다면 더 바랄 게 무언가. 미국이 한국을 정말 혈맹으로 생각한다면 입장 난처하게 궁지로 한국을 끌어들이지 않기 바란다.

후세인이 물러난 이라크의 앞날은 이라크인들의 손에 넘겨주어 그들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지 대규모 다국적 전투병 파병으로 간섭할 일이 아니다.

차제에 우리도 자주국방과 자주 국가의 깃발을 게양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