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모임을 찾아서

야구 동호인 모임 ‘백구회’

“사랑해요! 야구”

지금이야 장난감과 전자오락이 넘쳐나 아이들이 놀이감이 흔해 빠졌지만 예전에는 사정이 그렇지 못했다. 기껏해야 소꼽장난과 딱지치기가 전부였고, 학년이 조금 올라간 아이들은 야구를 즐겨했다.

야구라고 해봐야 사료푸대를 접어서 만든 야구장갑, 굵은 나무토막을 잘라 만든 방망이, 오래돼서 낡고 빛바랜 정구공을 가지고 공간이 되는 곳 어디서나 경기를 했다. 야구방망이에 맞아서 얼굴에 푸른 훈장을 남기거나, 넘어져서 무릎에 생채기가 나는 일쯤은 야구에 푹 빠진 아이들에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여름 한낮 땡볕에 아랑곳 없이 하다보면 어느덧 해가 지고, 혼쭐날 걱정에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야구동호회 ‘백구회’(회장 박성기). 어린시절 이런 추억을 잊지 못해 모인 사람들이다. 지난 1997년 9월 창립한 백구회는 당진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진 야구동호인 모임이다. ‘백구’라는 모임 이름은 말 그대로 흰색 ‘야구공’을 뜻하는 말. 당진초등학교 야구부 출신으로 옛 오비베어스에서 프로선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정삼용씨(현 백구회 감독)가 야구를 사랑하는 지역의 선·후배들을 모아 만들었다.

이삼십대 20여명의 회원이 같이 활동하고 있는 백구회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지난 98년 창단 일년만에 서해안 리그 우승과 태안군 협회장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올 가을에 있을 2000년 서해안리그전은 1위로 이미 예선전을 치르고 본대회를 목타게 기다리고 있는 중. 목표는 우승이다.

백구회는 친목성격의 동호회지만 그 이상의 목표도 가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야구문화가 뒤쳐져 있습니다. 저희 백구회가 당진 야구문화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이번 서해안 리그전에서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백구회 3대 회장을 맡고 있는 박성기씨(32)의 말이다. 박씨의 말대로 당진에도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야구문화는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

박씨는 “경기를 하려면 최소 9명이 모여야 한다는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야구를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경기장이 없다는 것이 제일 큰 이유”라고 지적한다. “여건만 갖춰지면 생활체육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활성화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게다가 유일하게 남아있던 유료 야구연습장마저 오래전에 문을 닫아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야구동호회는 초기비용이 좀 많이 든다. 처음 가입을 하면 옷가지와 신발을 구입하는데 15만원 정도, 제대로된 야구장갑이 20여만원, 여기에 입회비 등을 합하면 5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운동장에 서서 경험해보는 야구는 구경만 하는 그것과는 비교가 안된다.

“공을 받아치고 달려보세요. 알루미늄 방망이에 공을 맞췄을 때의 그 쾌감과 살기위해서 숨이차도록 내달릴 때의 그 스릴감은 안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일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순간이죠.”

백구회 회원들이 입을 모아 야구의 묘미를 설명해주는 말들이다. 그들은 이렇게 매주 주말 신성대학 운동장에 모여 일상의 피로를 풀고 있다.

백구회는 조만간 어린이들을 위한 야구교실을 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일하게 합덕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긴 하지만 지역의 야구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어린 새싹들이 무럭무럭 자라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백구회 회원들은 또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대로 된 그라운드에서 손쉽게 야구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백구회 명단 △고문:김현관 △회장:박성기 △부회장:장인철 △감독:정삼룡 △코치:이항룡 △총무:최현준 △회원:정근주, 정진환, 김만중, 이세종, 성기석, 박근덕, 김충수, 황대구, 손민석, 한만형, 김일권, 차상현, 김종관, 김경북

문의전화: 017-424-6774(박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