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일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해 제정됐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제정된 때문일까. 이 법의 제정을 위해 동분서주해 왔던 지역언론개혁연대 김영호 상임대표(51,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역신문 종사자 못지 않게 법 제정을 반겼다.

김 대표는 지역신문지원법 제정 의미를 묻는 질문에 “고사 위기에 처한 지역신문을 살리고 개혁의 장으로 이끌어낼 법률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평했다. 법안에 대한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는 “사주의 경영을 지원하자는 것이 아닌 신문의 품질을 높여 지역정보 유통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자는 것”이라며 “지역신문사를 살리자는 게 아니라 지역을 살리고 왜곡된 여론시장을 살리자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이어 “법안을 통한 물질적 지원보다 더 큰 것은 언론다운 언론으로 ‘공적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옥석을 가릴 엄격하고 구체적인 심사기준과 구체적인 독립성을 담보할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임무와 구성 방안 등이 시행령에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정부로부터 독립성 유지 방안, 기존연수지원 프로그램과의 차별화 방안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법안 제정과정을 돌이켜 보며 “당초 전국언론노조, 바른지역언론연대 등 7개 단체가 합의해 단일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는데도 국회발의과정에서 (지방)일간지 중심의 법안과 주간 지역신문 중심 법안이 각각 별도 제출돼 서운한 감이 없지 않았다”며 “자기 신문만 살리고 다른 신문은 깔아 뭉개려 하지 말고 법 제정의 정신을 살려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오후 지역언론개혁연대 사무실(대전시 유성구 침산동)에서 김 대표를 만나 지역신문발전지원법 전반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았다.

주요 문답 내용

*지역신문지원법의 제정 의미는 무엇인가?

-짧게 정리하자면 고사 위기에 처한 지역신문을 살리고 개혁의 장으로 이끌어낼 법률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지역신문은 제작 여건이 어렵고 낙후돼 있다는 측면과 국민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지탄의 대상이라는 양면이 함께 존재해 왔다.

이번 법안 통과는 지역신문사들에게 경영 회생의 계기를 마련하고 자체 내부 개혁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지역신문 종사자들에게 사기 진작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번 회기 내에 법안의 국회통과를 예측했었나?

-여야간 법안에 큰 이견이 없어 낙관하면서도 외적 변수 때문에 법안 통과를 장담하지는 못했다. 실제 한나라당이 방송법 통과에 부정적 의견을 보인데다 여러 이유로 국회 일정이 늦춰지는 등으로 지원법이 암초에 부딪혔다.

지난 2일 법안이 통과되기 직전 단체 성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다독인 적 있다. 이번에 통과 안되면 다음 회기 때 제정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솔직히 다음 회기 때에는 더욱 어렵다고 생각했다. 지역신문지원법은 민생관련 법안이 아니다. 지역신문 기자들 먹여 살리자는 법안이 아닌 지역을 살리자는 법이기 때문이다. 지방분권특별법 등 분권관련 3대 개혁입법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때문에 속으로는 17대 국회로 넘어가면 맥이 끊겨 법 제정이 어려워질 것을 걱정했다.

*법 제정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렵다기보다는 좀 서운했던 측면이 있었다. 당초 전국언론노조, 바른지역언론연대 등 7단체가 합의해 단일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는데도 국회발의 과정에서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방)일간지 중심의 법안이 제출됐고 주간 지역신문은 목요상 의원을 통해 (지역)주간신문 위주의 법안을 따로 제출했다. 지역언론 현업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학계와 시민단체의 눈으로 볼 때 ‘이러니까 지역신문이 낙후됐다는 얘기를 듣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 신문만 살찌우고 잘 살자는 측면에서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지역신문의 전체 파이를 키워 함께 나누자는 생각을 해야 한다. 법 제정의 정신을 공동으로 살려야지 자기 신문만 살리고 다른 신문은 깔아 뭉개려 해서는 안된다.

*법 제정을 놓고 주변의 반대와 우려도 적지 않았다.

-요약하자면 두 가지 정도의 반대논리와 우려가 있었다. 하나는 정부로부터 독립돼야 할 사기업인 언론사를 왜 지원하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이비언론을 양성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전자와 관련해 가 코드 맞는 언론사만 지원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허무맹랑한 보도를 한 바 있다. 거듭 말하지만 사주의 경영을 지원하자는 것이 아니다. 신문의 품질을 높이고 지역정보 유통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자는 거다. 신문사를 살리자는 게 아니라 지역을 살리고 왜곡된 여론시장을 살리자는 취지다.

후자와 관련해서는 개혁성, 건전성 등을 평가해 옥석을 가려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지원법을 통한 물질적 지원보다 더 큰 부수적 효과는 언론다운 언론으로 ‘공적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법안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보완돼야 점은 뭔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은 엄격하고 구체적인 심사기준을 어떻게 만드냐 하는 것이다. 현행법은 옥석을 구분하는 심사기준과 관련 포괄적 기준만 있다.

발전위원회 설치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독립성을 유지할 것인가와 어떤 업무를 수행할 것인가가 모호하다. 이는 시행령을 통해 보충해야 할 과제다. 시행령에 지역언론개혁연대가 당초 의도했던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그밖에 다른 미비점이 있다면?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뭔지, 기존 연수지원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기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보완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추후 발전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본다.

*주간 지역신문의 경우 지원대상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시행령에 포함되는 데는 어려움이 없겠나?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심사대상 신문 수를 250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일간신문사도 있고 주간신문사도 있다. 물론 이중 과연 몇 개가 지원대상에 포함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일간지와 주간지를 똑같은 기준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 일 례로 지원법에서는 신문 ABC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주간과 일간을 같은 기준으로 대비해서는 안되지 않겠나. 인구비례 등 별도의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연구팀을 구성하고 연구 용역비를 들여서라도 제대로 된 시행령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앞으로 지역언론개혁연대는 어떤 일을 하게 되나?

-많은 사람들이 법을 제정한 것으로 개혁연대의 일이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개혁연대는 지역신문들이 법 정신에 부합하는 일을 하는지, 예전과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지 등에 대해 모니터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나갈 것이다. 나아가 신문 뿐만이 아닌 지역방송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법을 만든 것으로 개혁연대의 목적을 다한 것이 아니라 법이 만들어진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지역신문 종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역신문지원법은 만능이 아니다. 실마리고 단초일 뿐이다. 이 법을 통해 개별신문사가 아닌 지역신문의 시장을 키워야 한다. 전체가 살수 있는 합리적인 공동사업을 지역 언론계 스스로가 고민해 합리적으로 제시해 줬으면 한다.

■지역신문지원발전특별법 제정까지 경과

2003

*4. 5 : 민언련, 한국기자협회, 지방분권국민운동 3개 단체 지역신문지원법 ‘통합안’ 작성

*6. 21 : 7개 단체 ‘지역신문발전 지원’ 단일법안 확정

(전국언론노조, 기자협회, 바른지역언론연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언론정보학회, 지역 언론학연합회, 지방분권연대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지역언론개혁연대 공식 출범)

* 8월 : 지방언론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대표발의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발의

*9월 : 지역언론개혁연대의 ‘통합안’과 전국언론노조 안 통합

*10월 : 개혁연대 단일법안으로 지역신문발전 지원법안(대표발의 김성호 의원) 발의

*11월 : 지역신문지원에 관한 법률안(대표발의 목요상 한나라당 의원) 발의

2004

*1. 9 : 지역언론개혁연대,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에 절충안 제시

*2. 19 : 지역언론개혁연대 국회 기자회견 및 한나라당 항의농성

*2. 20 : 김성호 의원안으로 통합조정된 ‘지역신문발전법’ 문광위 법안심사소위 통과

*2. 23 : 국회문광위 통과

*2. 26 : 국회 법사위원회 통과

*3. 2 : 국회 본회의 만장일치 가결

심규상 충남지역신문협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