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억 후보 낮은 인지도로 당 득표에 못미쳐
처음으로 1인2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실시된 이번 17대 총선에서 후보자와 정당간 교차투표 현상이 벌어지면서 각 당과 후보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우선 후보와 정당에 다르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선택으로 인해 가장 크게 이득을 본 후보는 단연 김낙성 당선자이다.
자민련 소속인 김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1만7천711표를 얻어 37.3%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선의 영광을 안았으나 자민련의 정당득표는 1만1천783표로 25.0%에 지나지 않았다.
단순한 산술통계상으로도 김 당선자를 지지한 유권자 중 최소한 5천928명이 다른 정당에 투표했다.
김 당선자는 민선군수 3선을 통한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자민련의 낮은 인기를 만회하고 당선에 이르게 된 반면 자민련은 후보의 득표에 못미치는 지지율로 인해 결국 전국단위에서 2.8%를 득표, 비례대표 배분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하게 됐다.
김 당선자가 후보자와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교차투표로 가장 큰 이득을 보았다면 박기억 후보는 가장 큰 손해를 본 경우다.
당진군 정당명부투표에서 열린우리당은 탄핵역풍에 힘입어 1만7천963표로 38.2%의 득표율을 기록, 1만1천783표를 얻은 자민련을 6천180표차(13.2%)로 앞섰다.
그러나 박 후보는 1만7천702표로 37.3%의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쳐 불과 9표차로 낙선의 고배를 들게 됐다.
열린우리당에 표를 던진 유권자 중 266명이 타 후보에게 투표한 셈이다.
박 후보는 탄핵역풍으로 인한 정당의 인기에 힘입어 정치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단시일내에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수 있었으나 결국 낮은 인지도로 인한 현실정치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박 후보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정석래 후보와 민주노동당의 임성대 후보도 소속 정당에 비해 낮은 득표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비교적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6천918표를 얻어 한나라당의 득표수인 9천203표에 못미쳤다.
임 후보는 1천740표로 민주노동당의 득표수인 4천809표보다 훨씬 적은 득표를 기록했다. 이는 민주노동당에 표를 던진 유권자 중 상당수가 사표방지 심리로 인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 중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성향의 박 후보에게 투표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의 한만석 후보와 기독당의 고영석 후보는 정당득표보다 높은 득표를 기록했다.
한 후보는 두 차례의 군수후보 출마로 비교적 높아진 인지도에 힘입어 인기가 하락한 민주당의 정당 득표보다 많은 득표를 올렸으며 고 후보 역시 여러 차례의 공직선거 출마로 인한 높은 인지도로 기독당의 득표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