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향학열과 자립의 의지로 숭고한 종교적 삶을 살아가고자 했던 고 김선일. 오늘 영원히 그를 보내며 엄청난 공포속에서 마지막 운명을 해야했던 그가 이제는 고통없는 곳에서 안식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세계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서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인도적, 반인류적 폭력들이 하루속히 종식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자국민 보호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나라의 무력함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애초부터 잘못 시작된 전쟁으로 말미암아 얼마나 더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이 되어야 할까요? 이번 테러사건을 대하는 미국정부의 발표를 보면 참으로 실망스럽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이유도 없이 남의 나라를 침략하고 무차별 폭탄세례로 수많은 사람들을 죄없이 죽게 만든 사람들이 테러로는 자유세계의 정의를 멈추게 하지는 못할 거라던가요? 참으로 기가 막힐 지경입니다. 자국중심의 지독한 독선적 잣대로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는 부시 행정부는 언제까지 인류를 이처럼 무한폭력으로 몰고가려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내가 조지 오웰의 ‘1984년’이란 소설을 본 게 대학을 다닐 무렵이었는데 그 소설의 큰형(빅 브라더)이 오늘날 저 미국에 해당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전세계를 엄청난 권력과 정보력으로 항상 감시하고 꼼짝 못하게 옥죌 수 있는 건 당연히 저 공산당의 크레믈린이려니 했으니까요. 반공주의 교육의 찬란한 성과라고 할 수 있지요.

전체인류의 4%에 해당하는 미국사람들이 전세계의 40%의 자원을 독식하고 있다지요? 모든 걸 선과 악의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흑백논리의 시각으로 세계를 지배하려 하는 부시에게 있어서 자국 외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나 평화는 오로지 자국의 이익에 해가 될 뿐입니다.

자원이 고갈되면 고갈될수록 가진 자는 더 폭력화된다는 게 인류가 겪어온 진리입니다.

통계는 향후 30~40년 후면 석유자원이 고갈된다는 절망적 사실을 말하고 있는데 우리사회 일각의 대미보은론(6.25 때 미국이 우리를 지켜줬으니 이젠 우리가 미국을 도와야 한다)을 견지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 지구상 어느 나라가 자국의 이익이 없는데도 남의 나라에 와서 피흘리고 죽어준단 말입니까? 지금 세계적으로 벌이고 있는 미국이란 나라의 독선 외교노선을 보십시요.

그런 미국에 의지해서 과연 우리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약 10여년간 중국은 대만문제와 경제문제에 얽매여 현재의 우리에게 위협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미국은 통제력 잃은 폭력정권으로 당분간 중동에서 쉽사리 발을 빼지 못하며 더 이상 세계역사의 리더의 역할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검은 황금에 대한 미국의 탐욕은 그들 스스로가 족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의 자명한 이치입니다.

이같이 주변강국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위협이 덜한 시기가 우리민족에겐 위기이자 기회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실체없는 국익을 내세우며 현상을 왜곡하기 보다 남북이 화해하고 서로 이해하며 신뢰의 깊이를 더해갈 수 있는 지금이 더없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을 남한으로 초대합시다. 그래서 가슴을 터놓고 우리민족의 생존전략을 대폿잔 곁들이며 얘기하게 합시다.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민족의 안위는 우리가 지켜나가야 합니다. 보수니 수구니 하는 끝없는 논쟁들도 일단 접읍시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를 전쟁으로 몰아갈 수도 있는 미국이란 나라에 모든 걸 맡길 순 없는 일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