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같은 모습

이 정 음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이라도

영혼의 존재는

부정하는 이라도

생명의 신비에 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은 이라도

목이 타고 있을 때

양식이 떨어졌을 때

재난으로 허덕이고 있을 때

우리는 원초의 마음이

샘물처럼 흘러나와

삶을 생각하게 하고

죽음을 생각하게 하고

영원을 생각하게 하다가

재빛 안개 뒤편으로

유일한 생존의 모습이 나타나는

하늘을 쳐다보게 하네.

우리의 선량한 의지가

거기 푸른하늘에 닿으면

소망이 이루어지는

본능의 기대감으로...

그것은, 가장 마지막으로

자기도 모르게 발견되는

똑같은 우리들의 모습

고향인 하늘을 응시하게 하네.

이 정 음/시인

‘농민문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