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노후화되고 관리 안돼, 기획예산처 시설지원 예산 거부

당진군 내의 간이급수시설 중에서 매번 수질검사 때마다 상당수 시설이 ‘부적합’ 판정을 받는 등 농촌지역의 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군 상하수도 관리사무소의 상수도 담당 직원들은 지난 10월 초순경 보건소에 의뢰한 3/4분기 간이급수시설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를 받아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군내 전체 109개의 간이급수시설 중 무려 61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체 시설의 56%에 달하는 충격적인 결과다.

상수도 담당 직원들은 서둘러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모두 13개 항목만을 검사하는 보건소와 달리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은 질산성 질소와 중금속 등 55개 항목에 대해 검사하기 때문에 보다 세부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달 30일 회신된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재검사 결과, 군내 109개 간이급수시설 중 부적합 판정을 받은 시설은 모두 11개. 상수도 담당 직원들은 일단 가슴을 쓸어 내렸지만 그렇다고 해도 전체 간이급수시설 중 10%에 이르는 수치다.

상하수도 사업소 이기문 팀장은 “축산폐수와 농업용 비료 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노후관과 낡은 물탱크 교체를 위해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군내 간이급수시설 중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은 당진읍의 홍산동과 탑골, 고대면의 화곡과 진목, 할미당, 정미면의 대방뜰, 면천면의 밖여름, 송악면의 도구머리, 큰말, 나루터 등이다.

특히 이들 시설 중 2개소에서 끓여도 분해되지 않는 질산성 질소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산성 질소는 생활하수나 비료 등에서 유래되는 물질로 어린아이들이 이 물질에 오염된 물을 마실 경우 입술 등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농촌지역의 급수시설 오염이 이번 뿐이 아니라는데 있다.

지난 4월28일 순성면 간이상수도 수질검사결과 5곳 중에 4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4월1일 신성대학 환경연구소가 당진군의 의뢰로 군내 47개소의 농촌·농업 생활 용수에 대해 수질을 검사한 결과 송악면 한진1리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수질 악화로 인한 민원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간이급수시설은 설치 당시에는 물이 귀한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고마운 시설이었으나 산업화가 진행되고 농경지역이 늘어남에 따라 수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시설이 노후화된데다 관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활하수 등이 유입되고 있다.

이 시설들의 관리는 법적으로 군수에게 있으나 실제로는 전문성이 없는 마을이장이나 사용자 대표들이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토나 축사, 재래식 화장실로부터 간이급수시설로 유입되는 암모니아, 질산성 질소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이온교환수지나 역삼투막 시설이 필요하다. 농약이나 기타 주변의 공장으로부터 폐수가 지하수로 흘러들었다면 활성탄 흡착이 필요하며 합당하게 소독을 하기 위해서는 저류조 내의 염소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자동 소독설비가 필요하다. 모두 고가의 시설들이다.

따라서 간이급수시설의 개선을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국가 차원의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가 매년 기획예산처에 예산신청을 하고 있음에도 기획예산처는 이 시설이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라는 이유로 국고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의 김병빈 사무국장은 “농촌지역의 급수시설은 주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라며 “정부는 관련예산을 수립해야 하며 자치단체도 시설정비와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