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심사자료와 회의록 공개하고 위원 공개 모집해야” 대규모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위해 구성된 당진군 투자심사위원회가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요식 행위에 그치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진군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인한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투자심사라는 제도를 두고 있다. 대규모 사업에 대한 투자심사를 통해 타당성을 검토한 후 예산편성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물론 대규모 예산낭비를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심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찾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투자심사위원회는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관계 공무원과 군의원, 교수, 사회단체장 등 9명으로 구성돼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씩 회의를 열고 있다.
문제는 9명의 위원 중 공무원이 3명인데다 나머지 위원들도 군 예산계획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적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 또한 심사자료를 당일 날 배포하고 심사하게 하고 있어 ‘부실심사’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사업별로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개의 사업을 하루에 일괄적으로 심사해 이 같은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실제로 당진군은 지난달 21일 11시 군청 상황실에서 상반기 투자심사위원회를 열고 1시간 동안 모두 1148억원이 소요되는 5개 사업을 일사천리로 심사해 의결했다. 오전 11시에 회의를 잡은 것부터 1시간 동안 회의를 갖고 12시에 점심을 먹겠다는 뜻이다. 모두 1148억원에 이르는 사업을 단 한 시간만에 처리해 버리는 이 같은 형식적인 심사는 자칫 대규모 예산낭비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함께 하는 시민행동’의 정창수 전문위원은 “대다수 자치단체가 지역실정을 모르는 전문가, 지역의 직능단체장, 지역유지 등으로 심사위원을 구성하고 당일 심사자료를 배포하거나 몇 개 사업을 하루에 일괄적으로 심사하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예산낭비 방지라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시민단체나 학계 등에서는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투자심사위원회를 내실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투명성 보장과 위원 공개모집 등을 제시하고 있다. 투자심사위원회의 회의록과 심사자료를 공개해 투명성을 보장하고 심사위원을 지금처럼 군수가 임의로 위촉할 것이 아니라 주민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공개모집 절차를 통해 위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조례’에 투자심사 단계부터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규정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당진군 기획경영실 예산 담당자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교수를 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며 “예산 타당성과 현지사정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