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안씨 “흥부가 이런 기분이었을 것” 출퇴근 시간도 조절

합덕읍 운곡리 안권헌(58)씨의 타이어가게에는 5년째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고 있다. 제비부부와 갓 태어난 새끼들이 그 주인공인데 이들은 처마나 나뭇가지가 아닌 타이어가게 내부 깊숙한 곳에 둥지를 틀고 새끼들이 자라는 동안 파리나 곤충 등 먹이를 날라주고 있다. 이처럼 안씨의 타이어가게에 제비가 찾아오게 된 것은 1999년부터다.

“1999년도에 문을 열었는데 그때부터 집을 짓더라고요. 아마도 제비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시원하고 공해도 없고...”

안씨의 타이어가게에는 소음이 나는 기계가 별로 없다. 기계 대부분이 이 손수 움직이는 것이어서 제비들에게 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낯선 사람이 가게에 오거나 둥지 주위에 가면 제비부부는 즉각 긴장, 새끼들에게 울음으로 신호를 전달한다. 신기하게도 이런 신호가 전달되면 새끼들은 둥지 밖으로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불과 몇 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며 먹이를 나르는 통에 한적한 타이어가게는 항상 부산하다. 또 제비들은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을 무렵까지 활동하기 때문에 안씨는 이들의 활동시간에 맞춰 가게를 열고 닫고 있다.

“제비들 때문에 출근은 빠르고 퇴근은 늦습니다. 내부에 둥지가 있기 때문에 문을 닫아놓으면 제비들이 새끼에게 줄 먹이를 찾으러 나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안씨는 이날도 손님은 없지만 새벽 5시에 문을 열고 늦은 저녁에야 문을 닫았다.

“기분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불경기 인데 그럭저럭 잘 운영되고 있어요. 가끔은 흥부가 ‘이런 기분 이었겠다’ 생각도 들고요”

안씨의 타이어가게에서는 언제든 갓 태어나 새끼 새와 엄마·아빠제비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