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WPGA씨월드가 공개한 난지도 골프장 계획 도면. 환경적인 문제 외에도 추진 가능성이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 (주)WPGA씨월드가 공개한 난지도 골프장 계획 도면. 환경적인 문제 외에도 추진 가능성이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송산 무수리·난지도·석문공단 등에 골프장 건설 타진

민 군수도 뉴욕 소재 컨소시엄 업체와 투자 양해각서 체결

최근 당진군이 골프장 건설 바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송산면 무수리의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골프장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마을 곳곳에 게시한데 이어 같은 달 30일에는 김낙성 국회의원과 군의회에 탄원서를 냈다. (주)송암C.C가 (가칭)당진리조트라는 이름으로 무수리 458-1번지 일원에 골프코스 18홀과 클럽하우스, 그리고 골프텔 150실을 대표시설로 하는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원서에서 마을 주민들은 “골프장이 들어설 경우 주변 지하수 오염이 불가피하고 소득과 생활환경 차이로 인한 위화감은 견디기 어려운 치욕으로 주민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소수의 가진 자들만의 스포츠를 위해 골프장을 건설한다면 수십 배에 달하는 광활한 옥토는 황무지로 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마을 ‘골프장 건설저지 대책위원회’의 한동익 상임의장은 “법이 허용하는 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면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골프장으로 몸살을 앓는 지역은 송산 무수리 뿐만이 아니다.

대산3사에 의한 해양오염과 핵폐기장 유치 추진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난지도가 이번에는 골프장 건설로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 삼성동 소재 섬유회관 3층에서는 5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주)WPGA 씨월드가 주최하는 사업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의 핵심 내용은 당진군 석문면의 난지도를 골프장으로 조성하기 위한 투자유치 설명이었다.

(주)WPGA 씨월드는 이날 사업설명회를 통해 난지도를 27홀 규모의 골프코스와 가족 호텔, 콘도미니엄, 온천타운 테마파크, 마리나 한방크리닉 등을 갖춘 종합 레저타운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섬 면적 150만여평 중 55만평을 개발할 예정이며 이중 8만5천평에 대해 이미 계약을 체결했고 앞으로 36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난지도 골프장 개발사업은 시작부터 실제 추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도 물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골프장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물을 어떻게 공급하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당진군과 난지도 주민들은 매년 여름철 3만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상황에서 이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빗물을 저장하거나 연못을 개발하는 등 방법을 찾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은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다.

이밖에도 사업부지 확보가 토지매매 계약만 체결된 상태로 아직 잔금이 치러지지 않았으며 나머지 토지매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골프장 건설에는 공공기관도 앞장서고 있다.

민종기 군수는 지난 8일부터 9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면서 뉴욕시에 있는 CIG 컨소시엄(대표 김영환)과 군내 골프코스 단지조성(골프장 포함), 관광호텔 신축 등에 관한 투자상담 및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는 당진군이 투자사업 부지를 선정해 제안하고 투자사가 사업을 주도적으로 개발하며 양해각서 체결 후 1년 이내에 투자사업에 대한 제안서를 군에 제출, 사업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사항을 신속히 처리해 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석문국가산업단지에 대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토지공사도 당진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03년 토지공사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납품받은 학술연구용역에 따르면 전체 365만평의 석문국가산업단지 중 71만평을 관광휴양지로 조성하는데 이 면적을 골프장과 경정장, 자동차 경주장, 영화촬영장, 테마파크, 유통단지 등으로 계획하고 있다. 아직 조사설계 용역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학술연구용역의 내용이 상당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있으며 토지공사의 관계자도 이 같은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밖에도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민간 사업자가 2~3개 업체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그야말로 당진군 전역이 골프장 건설 바람으로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골프장 건설 바람이 과연 지역사회에 긍정적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환경단체에서는 국토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여건에서 골프장은 절대로 어울릴 수 없는 스포츠시설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멀쩡한 산을 깎아내고 숲을 밀어내는 급격한 지형변경으로 인위적인 생태계의 혼란을 초래하게 돼 결과적으로 잔디 이외의 어떠한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는 ‘녹색사막’으로 치명적인 환경파괴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골프장을 유지하기 위해 뿌려지는 과다한 농약은 주변의 식수와 호소, 토양을 오염시키며 잔디 관리를 위해 과다하게 사용되는 지하수 이용으로 식수고갈을 비롯한 총체적인 황폐화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의 김병빈 사무국장은 “일본에서도 10여년 전 골프장 건설붐이 일었지만 지금은 200~300여개의 골프장이 폐업상태에 있는 실정”이라며 “자연환경과 자정능력을 감안하지 않는 개발은 결국 심각한 환경재앙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진군개발위원회(위원장 한창준)를 비롯한 개발관련 단체의 인사들은 해외나 타 지역으로 가는 골프인구를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골프장 건설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한창준 개발위원장은 “크게 볼 때 지역경제 발전 등을 위해 3~4개 정도의 골프장이 들어와야 한다고 본다”며 “그러나 인근 지역주민과의 충분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해당 지역주민들이 골프장 건설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위원회 등 일부 단체가 찬성의견을 보이고 있고 당진군도 업무보고 등을 통해 골프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지역차원의 상호 의견교류와 토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