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선 보건지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약품 보관 냉장고. 일반 냉장고에 온도계를 넣어 두고 얼음 등을 이용해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 일선 보건지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약품 보관 냉장고. 일반 냉장고에 온도계를 넣어 두고 얼음 등을 이용해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예산부족 이유로 연차적 교체 예정, 공무원노조 “주민건강 뒷전"

매년 당진군 예산안 수립과정에서 대규모 건설사업과 낭비성, 특혜성 예산책정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정착 필요한 예산인 보건지소의 시설 개선비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제대로 책정되지 않아 주민복지가 뒷전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촌지역 노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모 읍·면의 보건지소.

주로 고령의 농민들에서 자주 나타나는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지역주민들에게 이곳 보건지소는 없어서는 안 될 지역 보건의료의 파수꾼이다. 이곳에서 농촌의 노인들은 혈압이나 당뇨수치를 재고 예방 접종을 받는다.

그런데 하루에도 수십명이 이용하는 보건지소의 각종 시설과 장비가 노후화돼 주민 보건의료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각종 백신 등 의약품을 보관하는 냉장고의 경우 10년이 넘는데다 의약품 보관 전용이 아닌 일반 냉장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의약품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약품 전용 냉장고의 경우 적정온도인 4℃가 일정하게 유지되며 외부에 액정으로 온도가 표시된다. 그러나 일반 냉장고는 온도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 의약품 관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선 보건지소에서는 온도계를 냉장고 안에 넣어두고 수시로 확인하면서 온도를 조절하고 있다. 온도가 4℃이상 올라가면 냉동실에서 얼음을 꺼내 냉장실에 넣어두는 식이다.

모 보건지소의 담당자는 “의약품을 보관하는 냉장고의 경우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약품 변질의 우려가 있다”며 “여러 번 전용 냉장고의 구입을 건의했으나 예산부족을 이유로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지소의 노후화된 시설은 단지 의약품 보관 냉장고뿐만 아니다.

환자용 침대와 체중계, 책상 등도 낡은데다 실내 벽의 페인트가 떨어져 보기 흉한 보건지소도 여러 곳이다.

이처럼 농촌지역 노인들이 거의 유일하게 이용하는 의료기관인 일선 보건지소의 열악한 환경은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농촌의 의료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이에 대해 당진군보건소의 보건행정 담당자는 “내년 예산에 우선 백신전용 냉장고 5대 구입비 4천만원을 요구했다”며 “1대에 8백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나머지 보건지소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연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당진군지부의 최창용 지부장은 “낭비성 논란을 빚고 있는 각종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책정하면서도 정작 농촌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한 보건지소의 시설 개선비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