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을 책임지는 단체장의 말에는 많은 주민이 귀를 기울이고 후에 그의 언행일치 여부를 평가한다. 그래서 선출직 공직자들은 늘 책임 있는 언행을 요구받는다. 섣불리 내뱉은 한마디가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민종기 군수의 의욕에 찬(?) 발언들이 주민들 사이에 자주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민 군수의 독특한 스타일’이라는 이해를 넘어 우려할만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특히 선거를 불과 수개월 앞둔 시점에서 예산지원 약속들이 남발되고 있는 것은 현직 단체장의 정상적인 업무추진 의욕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유권자를 현혹하기 위한 선거공약으로 의심받으면서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민 군수는 얼마 전 모 고등학교의 다목적 강당 건립을 위한 예산지원을 공개적으로 약속했다가 이뤄지지 않자 학교측에서 요구한 간담회에도 불과 하루전날 불참을 통보해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민군수는 불과 석달전에 열린 해당 학교와 강당건립추진위원회 발족식에도 참석해 ‘적극지원’약속을 했으나 정작 실무부서에서는 ‘사학의 시설을 지원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민 군수는 또 지난해 모 읍면 이장단의 추곡매입을 위한 정부융자지원 확대 요구에 농림부 관계자가 자신과 가까운 사이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책임지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 또한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구체적인 지원예산액까지 언급해 당장이라도 실현 될 것처럼 민원인들의 기대를 부풀려 놓는 반면 정작 예산을 심의하는 군의원들이나 실무자들로부터는 볼멘소리가 쏟아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민 군수는 모 초등학교 체육시설 설치에 15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는가 하면 어느 행사장에서는 내년부터 전국단위 대회로 치를 수 있도록 2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해 행사관계자들로부터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느 마을에가서는 경노당에 에어컨까지 설치해 주겠다는 약속도 했다는 것.
민원인 당사자들은 규정이 어찌되었든 군수의 ‘시원시원한’ 지원약속에 박수를 보낼지 모르지만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그때그때 분위기에 휩쓸려 지키지도 못할 약속들을 남발함으로써 결국 정치지도자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약속불이행에 따른 또 다른 민원만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능군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현실을 민 군수는 물론 측근 인사들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