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13일은 관내 6개 읍면농협에서 조합장 선거가 실시된다.

이번에도 각 해당지역에서 농민의 살길을 농협을 통해서 찾아보자고 후보들의 선거전이 뜨겁다.

특히 이번 선거는 그동안 부패선거로 얼룩졌던 '돈선거'를 없애겠다는 정부와 농협중앙회의 뜻에 따라 선거관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관 하였는데 그 실효성은 더 지켜볼일이다.

아무튼 각 후보자들은 여느때와 똑같이 농협혁신과 봉사를 자청하며 “자신만이 위기에 처한 농민과 농협을 살릴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협동조합은 자본주의의 경제적 독점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경제적 약자들의 결성체이다.

한국의 협동조합은 1920년대에 일제의 경제적 침탈에 저항하기 위해 민간협동조합운동으로 시작되었다. 일제의 조선총독부는 농촌진흥운동이란 관제협동조합을 만들어 탄압하기 시작하여 결국 민간협동조합은 1930년대 중반에 소멸되었다.

해방이후, 민간협동조합운동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1957년 농업협동조합법과 농업은행법이 제정됨으로써 다시 민간농협이 설립되었으나 정부의 간섭으로 세계협동조합연맹의(ICA)이념에 부합하지 못하는 농협이되고 말았다.

다시 말해 협동조합의 가장 큰 이념인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부패의 온상이 된 것이다.

농민들의 끊임없는 요구와 운동으로 1989년부터 회원조합의 조합장을 조합원이 직접선거로 뽑는 조합장 직선제로 바뀌었으나 농협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못했다.

그동안 간선제에 의해 정부와 중앙회에서 임명했던 역대 조합장들이 대부분 출마를 했고 현직의 잇점을 이용하여 대부분 그들이 다시 당선됐다.

그 뒤 4년마다 선출하는 조합장 선거는 지역에서 유지라 일컬어지는 부농 출신들의 돈뿌림에 의해 결정됐다.

4년 전 조합장 선거뒤 나온 4자성어가 있었으니 바로 “3락 4선”이다. 상대후보가 3억원의 돈을 뿌렸을 경우 4억원을 써야 당선된다는 뜻이다.

봉사를 한다면서 과연 3~4억을 쓰는 길이 과연 조합장의 길밖에 없는 것일까? 이번에 출마를 한 어느 후보는 조합장의 보수를 연봉제로 바꾸어 3~5천만원 이하로 낮추겠다는 말을 했다.

과연 조합장의 1년 총 보수는 얼마나 될까? 각 읍면 농협의 결산수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평균 8천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1일보수×상근일수>+각종수당+체력단련비+지도사업비 중 경조사비+중식비+기타 업무추진비 등)

조합장 임기가 4년이므로 쉽게 계산해도 당선만 되면 본전을 찾는 셈이 된다.

지금까지 기초의회 의원의 보수가 농협장보다 못했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기초의원보다 농협장 자리에 매력을 느꼈고 농협장 당선이 여의치 못할 경우 기초의원을 발판으로 삼아 농협장을 꿈꿔온 사람들이 많았던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의 논점을 과다한 조합장의 보수에 맞추고 싶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농협개혁의 대상을 회원조합으로 겨냥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점은 농협중앙회에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정부와 농협중앙회는 농협을 개혁한다는 구실로 회원조합의 권익을 약화시키고 정부와 중앙회 자신들의 입지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1,170여개의 회원조합을 지도한다는 구실로 사실은 통제·지시함으로써 정부의 비뚤어진 농업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회원농협간의 농산물판매(특히 쌀판매)의 경쟁을 조장하여 쌀값을 떨어뜨리고 경제사업(특히 구매사업)을 장악함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농협조합장의 가장 큰 과제는 농민조합원과 농협의 권익을 대변하는 일이다. 정부와 농협중앙회에 맞서 회원조합간의 연대를 통하여 올바른 농업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앞장서고 때론 투쟁도 불사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밝힌 각 농협장 후보의 공약에서 그런 부분이 미흡함을 볼 때 아쉬움이 크다.

모쪼록 오늘의 농업현실을 타파하기위해 후보자는 “염불보다는 잿밥...”이 아닌 진정한 봉사를 꾀하길 기대하며 농민 조합원도 이번만큼은 슬기로운 선택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