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상황이나 재해발생시 사용해야…지출사유 벗어나
당진군이 예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당진군은 지난달 2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방범용 CCTV설치공사를 입찰 공고했다.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60일, 규모는 16개소, 예정금액은 3억7872만원이다.
현재 군내 6개 지역에 설치된 것 이외에 주요 간선도로변 등에 추가로 설치될 예정인 방범용 CCTV는 올해 본예산에 별도의 항목으로 책정돼 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방범용 CCTV설치 예산을 제1회 추경예산에서 확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추가 취재결과 올해 본예산의 예비비에서 지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로부터 용도가 지정되고 소요전액이 교부된 경비는 추경예산 성립 이전에 사용할 수 있지만 방범용 CCTV 설치사업에는 별도의 국도비가 확보되지 않았다. 따라서 전액 군비로 편성되는 방범용 CCTV 설치사업은 성립 전 예산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당진군 총무과의 담당팀장은 “방범용 CCTV 설치사업 예산은 전액 군비로 제1차 추경예산이 아닌 본예산 예비비에서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래 예비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긴급한 사유나 천재지변 등의 경우에 집행하기 위해 본예산에서 일정액을 책정해 놓은 예산항목이다. 따라서 CCTV 설치사업은 예비비 지출 사유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집행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CCTV 설치사업을 예비비로 지출하는 것은 예산전용에 해당된다. 그러나 방범용 CCTV 설치사업이 예산을 전용해야 할 만한 사업으로는 보여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무리한 예비비 전용은 당진군뿐만 아니라 타 자치단체에서도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04년에 경남도가 무리하게 예비비를 전용해 의회에서 지적을 당했었다.
당시 도의회는 경남도가 전년도에 지력증진 사업비로 50억원의 예비비를 집행한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긴급한 사유나 천재지변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비비를 지출할 수 없다”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도지사 관사를 예비비로 매입하려는 계획에 대해 도의회 이경숙 의원이 “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은 계절을 앞두고 예비비 7억원을 전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출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예비비의 사용은 또한 자칫 의회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당진군이 예비비로 책정한 액수는 모두 28억8653만원이다. 만약 예비비를 지출사유에 맞게 집행하지 않는다면 상당액의 예산이 의회의 통제에서 벗어난 채 집행될 수 있다. 특히 지금처럼 지방선거로 인해 의회가 휴지기에 들어간 상태에서는 더욱 그러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당진군 기획감사실의 담당자는 “추경예산을 3월에 처리해야 하지만 선거나 재원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며 “본예산을 편성해 집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