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는 이에게 띄우는 편지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의 전문이다. 참 짤막하고도 인상 깊은 시다. 사람들은 진실이 담긴 눈빛과 손길,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통해 ‘너’를 이해하고 ‘나’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린 지금 ‘뜨거운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 여기 자신들이 길모퉁이에 내던져진 연탄재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두 젊은이가 있다. 식은 연탄재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두 심장이 진정한 만남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어루만지며 뜨겁게 생의 불을 다시 피우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겉으로는 뭐 하나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 같지만 어린시절에 겪은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가족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해 냉소적인 삶을 살며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서른 살의 대학교수 문유정. 가난과 폭력으로 얼룩진 어린시절을 보내고 세상의 밑바닥에 거꾸러지다 결국 세 명의 여성을 살해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스물여덟의 젊은이 정윤수.

언뜻 보기에 두 사람이 만난다는 것도,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도 불가능하고 이상해 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치 자기 자신을 보듯 매우 닮아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것은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존재 이유를 묻고 싶을 정도로 생의 버림을 받은 자라고 생각하고 생의 두려움에 흐느끼고 절규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 둘은 서로의 상처를 꺼내놓고 서로의 거울면이 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며, 결국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모든 소설이나 영화가 그렇듯이 제목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소설은 더욱 그러하다. ‘우리’라는 말은 ‘울(타리)’에서 비롯된 말로 추측하는데, ‘말하는 사람을 포함하여 울(집단) 안에 있는 여러 사람’을 뜻한다. 결국 작가는 두 주인공을 포함해 주인공 주변인물과 작가 자신, 그리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을 열어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될 모든 독자까지 포함하여 ‘우리’의 범위를 정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책을 펴고 주인공을 이해하고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행복한 시간을 나누는 또 다른 주인공이 될 차례다. 그럼 제목처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지금(Now), 여기(Here)'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반가운 소식을 전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한다. 책으로 만난 인물들을 영화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 의미 있는 경험이다. 배우 이나영과 강동원이 각각 문유정과 정윤수로 태어난다고 한다. 소설 속 상상했던 인물과 여러 사건들이 스크린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올 10월을 기다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