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우연히 전화가 걸려왔다. 당진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동아리인 당진글고운주부독서회의 제2집 출판기념회에 참석해달라는 전화였다. 내가 당진도서관에서 맡고 있는 직책이 있어서 참석 대상의 일부였기 때문에 전화를 했으리라.
그런데 당일 전화가 온 터라 계획된 시간표가 있어서 시간을 낼 수 없기에 부득이 못 나가겠다고 거절을 해야만 했다. 그랬더니 점심시간에 함께 식사를 하는 장소로 와서 함께 식사하자고 재차 말씀을 하시길래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점심시간에 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식당 한켠에 연세도 지긋하신 분이 다소곳이 앉아계셨다. 그야말로 우리 고유의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으로 지성미를 모두 겸비하신 현존하는 신사임당 같았으며 엄동설한 양지를 만들어주는 포근한 햇살과도 같은 미소를 머금고 계신 모습에 첫눈에 반하게 되었는데 그 분은 다름 아닌 <행복한 철학자>의 저자이신 우애령 선생님이셨다. 그분이 옆에 앉은 내게 내 미신 책이 ‘행복한 철학자’였다.
우애령 선생님은 서울 출신으로 이화여대 독문과와 연세대 사회복지학박사 과정을 마치고 문화일보 춘계문예에서 단편으로 문단에 등단하셨으며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도 당선됐다. 주요작품으로는 장편소설로 <트루먼스버그로 가는 길>, <행방> 등이 있고 창작집으로는 <당진김씨>, <정혜>, <숲으로 가는 사람들>, 그리고 에세이집으로는 <사랑의 선택>, <희망의 선택>, <자유의 선택> 등 다수의 작품들이 있다. 특히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철학자는 <당진일기>의 저자이며 철학자이신 엄정식 교수로 저자의 부군이다.
이 책은 세상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여러 가지 학설을 내어놓고자 고뇌하는 철학자를 행복한 사람으로 비유한 저자의 역설적인 표현이다. 세상에 맞지 않는 몽상과 자존심 사이에서 방황하던 한 소년이 무언가 확실히 알지도 못했던 철학의 길에 입문한 후 그 한길에 오십년 가까운 세월을 정진해 온 철학자 엄정식 교수를 한 여인이 곁에서 늘 지켜보면서 극진한 인내심과 이해심으로 그 누가 부인을 하더라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또 그런 사람을 평생 사랑했노라는 가슴졸인 사랑냄새 물씬 풍기는 책인 듯하다.
나 아닌 또 다른 나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대수의 법칙이 인정되지 않는 외길 인생일지라도 끝내 철학자의 아름다운 꿈을 접지 않도록 포근히 비추이는 아침햇살 같은 사랑을 베풀어 인생을 행복하게 함께 공유하고자 했던 저자의 지혜와 슬기가 듬뿍 담긴 책이다.
행복한 철학자
지은이 우애령 | 출판사 하늘재 | 가격 9,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