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덥지근 하고 눅눅한 날씨와 더불어 아이들의 1학기말고사가 내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요즘, 마음을 위로하고 싶은 터에 책꽂이를 살펴보니 3년전에 만났던 류시화님이 엮은 이 시집(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 눈에 들어 왔다.
그 책을 읽던 날 너무도 아름답고 가슴이 저미는 글귀들에 매료되어 삼십대 중반의 아줌마가 감수성 예민한 여고생이 되어 예쁜 그림엽서에 한편씩 적어서 지우들에게 보내는 유치한 일을 서슴없이 했었다. 또 다시 만나게 된 오늘도 역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 온 시어들이 일상에 지친 내 영혼과 가슴에 진한 허브향처럼 스며 들었다.
류시화님의 인도에서의 경험이나 명상은 허전한 가슴에 늘 시려 했던 한 여대생에게 따뜻한 양식이 되어 개구쟁이 두 아들의 엄마로 만들었다. 그렇게 만나서 맺어 온 인연이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은 숨겨진 감성과 열정을 끌어 내 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오랜시간을 함께 했다는 이유로 무뎌진 남편과의 사랑을, 욕심으로 가득해서 보낸 아이들과의 사랑을, 흐르는 시간에 영혼도 실려 보내 하염없이 낭비 했던 지난 시간들을 부끄럽게 만들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하고 첫사랑처럼 설레고 깊은 배려로 가족과 함게 사랑하라고 속삭인다.
오늘 저녁에는 예쁜 과일로 장식한 새하얀 생크림 케이크에 작지만 환한 초를 꽂아 놓고 새로운 사랑의 서약을 해 보아야 겠다.
‘나의 남편이어서, 나의 아들들이어서 감사합니다.
아내가 되어서 엄마가 되어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영원히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