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을 둘러싼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DDA협상, FTA체결 등으로 시장개방의 폭과 속도가 더욱 확대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고급화, 다양화되면서 가격보다는 품질과 안전성을 더욱 중시하게 되었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농산물 유통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산지의 규모화와 유통인프라의 구축이 매우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RPC가 쌀유통에 있어서 핵심적인 시설로 자리매김했듯 일반 농산물에 있어서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소비지에서 요구하는 안정적 물량공급, 균일한 품질유지, 소포장화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선별, 포장 및 저온저장 시설을 갖춘 APC설치가 필수적이며, 우리 군도 APC설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리군은 지금까지 미작을 중심으로 농업을 꾸려왔지만, 이후에는 미작 이외에도 단위면적당 부가가치가 높은 전략품목 도입이 필요하다. 우리군의 대표 품목은 쌀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쌀 이외의 품목, 예를 들면 사과, 배, 감자, 꽈리고추,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생산량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품목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이들 품목의 생산품질 향상, 유통혁신을 위한 투자에도 이제 눈을 돌릴 때가 되었다.

우리는 APC가 당진군 농산물의 부가가치 증대와 노동력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포장, 상품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증대시키고, 공동선별을 통해 개별농가단위의 선별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대파 소포장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부산명지농협 APC, 고추 하나로 3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밀양무안농협 APC, 학교급식과 신선편이사업 등 사업다각화로 관내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하고 있는 순천농협 APC, 세척고구마라는 신상품으로 부가가치를 증대시킨 참다래유통사업단 APC 등은 이러한 기대를 가지기에 충분한 사례들이다.

하지만, APC가 들어서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부가가치가 증대할 것이란 섣부른 기대 또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사업성공 뒤에 숨은 담당자들의 피나는 노력과 희생을 우리는 보아야 한다. 우리군이 추진하고 있는 APC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농협, 행정, 농가들의 공동협력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농가들은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전념하고, 농협은 농산물 유통에 힘쓰고, 행정은 이러한 사업을 측면지원하는 역할분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농협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군이 추진하고 있는 APC사업은 부지확보의 문제, 운영주체 선정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APC는 우리 농업이 가야하는 방향이며, 또한 생존의 길이라고 굳게 믿는다면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APC 설립의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