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간접노무비로 비용은 증가, 노동자 처우는 더 악화”
당진군이 비정규 상근인력 사용에 대한 행정자치부의 통제로 가로청소의 업무증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며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진군 환경관리과는 지난달 13일 공개된 ‘2007년도 자체사업 세출예산 편성요구서’에서 시가지 가로청소 위탁대행사업비 4억320만원과 청소대행사업비(인건비, 경비 등) 25억원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환경관리과는 같은 날 진행된 2007년 시책구상 업무보고에서도 시가지 가로청소에 대한 민간위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제출된 시책구상 보고 자료에 따르면 당진군은 시가지 가로청소에 시장원리를 도입해 연중 안정적이고 깨끗한 가로청소를 실시하겠으며 원가용역을 기초로 당진읍 전역 또는 일부 지역에 대해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당진군은 새로운 방식의 가로청소 체계 운영으로 고객만족형 청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상근인력 정원제 및 총액인건비의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환경관리과 청소행정팀의 담당자는 “가로청소에 대한 주민의 요구는 늘고 있지만 정부의 규제로 현재 가로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상근인력을 285일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365일로 늘리기 위해서는 민간위탁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가로청소원들의 인건비도 월 70만원정도로 열악하지만 처우 개선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민간위탁을 하게 되면 예산은 좀더 들어가겠지만 청소서비스 향상과 처우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실제 가로청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가로청소원들은 민간위탁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당진읍에서 가로청소를 하고 있는 오모(58, 당진읍 교동리)씨는 “만약 민간위탁이 된다면 우리와 같은 노인들이나 장애인들을 쓰겠는가”라며 “이 일을 하기 전에도 파견업체를 통해 모 철강회사에서 근무했었지만 원청업체서 지급하는 돈의 10∼20%를 파견업체서 떼는 바람에 실제 받은 돈은 훨씬 적었다”고 밝혔다.
오씨는 “나이 먹고 정년퇴직한 사람들로서는 이 정도의 임금이라도 적다고 하진 않는다”며 “민간위탁이 된다면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다른 이가 버는 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로청소원들은 오씨와 같은 55세 이상의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환경노조에서는 민간위탁이 되면 가로청소원들의 고용이 불안해지고 처우가 더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충남공공환경산업노조의 김성현 부장은 “가로청소를 민간위탁하게 되면 위탁업체에 관리비 성격의 간접노무비가 더 소요되기 때문에 비용은 더 증가하는 반면 위탁업체들은 이윤확대를 추구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처우는 악화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8월 정부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가로청소를 민간에 위탁하겠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이 발표됐을 당시 민주노총은 “핵심-비핵심 업무의 구별을 통해 사무보조·청소·용역·조리종사원 등 이른바 ‘비핵심’ 업무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외주화할 수 있도록 열어놓고 있어 결과적으로 더 많은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결국 당진군의 가로청소에 대한 민간위탁 추진은 이 같은 노동계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당진군에 앞서 지난해 가로청소에 대한 민간위탁을 추진한 고양시에서는 고양시민회와 공무원노동조합고양지부, 고양환경운동연합 등 12개 지역 시민단체에서 “예산낭비와 가로청소원들의 처우악화가 우려된다”며 반대운동을 벌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