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장내에 있는 한국식품의 이상근씨가 물건을 팔고 있다.
▲ 당진시장내에 있는 한국식품의 이상근씨가 물건을 팔고 있다.

멸치장사를 하고 있던 김종하(53, 합덕 소소리)씨는 “시장에 10년째 나오고 있는데 손님보다 상인이 많은 곳이 합덕시장”이라며 합덕시장의 현 실태를 평가했다. 김씨는 “그나마 나오는 사람들도 꼭 필요한 물품만 사고 지갑을 닫기 때문에 매출이 오를 리 없다”고 말했다.

천안에서 와서 노점상을 하고 있던 한 부부도 ‘대목을 탄다’며 한마디 했다. 이들은 외지에서 왔다며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면서 “대목장 직전엔 오히려 큰 돈을 써야한다는 부담 때문에 더욱 지갑을 닫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엔 합덕장이 이 근방에서 가장 크고 활성화된 장터였는데 이제 모두 옛이야기가 되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접 농사지은 대파를 차에 싣고 팔던 강일구(44, 신평 남산리)·김미순씨 부부는 “가을걷이가 끝나고 농한기에 지은 농산물을 들고 시장에서 팔고 있다”며 “당진시장만 해도 사람도 많고 괜찮았다고 한다”며 “지금은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강씨는 “합덕이 활성화되어야 당진의 남부지역이 모두 살아난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터 모습 잃어가는 신평시장

당진군민 중에는 신평 금천리에 2일과 7일마다 장이 선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지난 7일 찾은 신평시장은 당진과 합덕보다 훨씬 작은 규모에 상인들과 손님 모두 적었다.

평소에도 비어있는 금천리 상설시장은 장이 설 때만 잠시 상인들로 채워지지만 손님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6·70대 노인들만이 이따금씩 시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시장 입구에서 계란빵을 팔고 있던 이모(40, 홍성)씨는 “결국 경기침체는 서민들만 죽으라는 이야기”라며 “사람들이 푼돈을 쓰는데도 인색해 큰 돈을 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만난 이영옥 전 당진군생활개선회장은 “신평시장이 당진이나 합덕보다 훨씬 작다”며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어 시장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노점상 오혜숙씨

“사람 많아도 장사는 안돼”

“한마디로 실속이 없어요. 젊은 사람들이 오지 않아요. 갈수록 내리막인데 앞은 어둡네요”

16년째 노점상을 하고 있다는 오혜숙씨는 재래시장의 아쉬운 부분에 대해 시설의 부족함을 들었다.

“따가운 햇볕이나 비를 맞으면서 물건을 구매하고 싶지 않겠지요. 그리고 노인들이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가기가 어려워요. 구매력있는 젊은 층들이 오기가 쉽지 않아요.”

“처음에는 장사 잘 됐다”고 말하는 오씨는 “아침부터 나와도 5~6만원 이익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넋두리를 했다.

이광우 당진시장조합장

“경기회복이 와닿지 않아요”

“사람들이 많아 보여도 실제로 구매를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매출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지요. 재래시장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원인입니다.”

이광우 당진시장조합장은 재래시장의 겉모습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는 곳이 재래시장이라고. 이광우 조합장은 “소비자들을 대형마트에 모두 빼앗기고 그나마 찾아오는 소비자들도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들 하지만 아직까지 상인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고 있습니다. 한보철강이 활성화됐었던 때가 재래시장의 최절정기였지요. 그 후부터 지속적인 하락입니다.”

이광우 조합장은 “오는 15일에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에서는 시세보다 10~30%까지 가격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주민들의 참여를 부탁했다.

명동식품 김예재씨

“젊은층 유도, 방안 강구해야”

“재래시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매각에 의한 시장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데 우선 새로운 재래시장의 이용인구인 젊은 층들이 재래시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김예재(46, 명동식품 대표)씨는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기반시설 구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화장실과 주차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와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고 미래도 어둡고, 외부의 도움은 멀리 있다면 상인들 스스로가 변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시장에서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공동구매나 인터넷판매를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품질을 보장하는 겁니다. 서비스와 A/S까지 잊지 말고 고객관리를 해야 합니다.”

김씨는 “상인들 스스로의 노력 뿐만 아니라 외부의 도움도 필요하다”며 “군에서도 상인들을 상대로 한 서비스교육과 대군민 홍보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