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아지에게 초유를 먹이고 있는 모습. 한미FTA 협상 체결에 따라 수입산 쇠고기는 올해부터 40%의 관세가 매년 2.7.%씩 줄어들어 15년 후에는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다. (자료사진)
▲ 송아지에게 초유를 먹이고 있는 모습. 한미FTA 협상 체결에 따라 수입산 쇠고기는 올해부터 40%의 관세가 매년 2.7.%씩 줄어들어 15년 후에는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다. (자료사진)

편집자 주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지난 3월말 전국의 수많은 농민들의 반대집회와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뒤로하고 체결됐다. FTA체결로 인해 농업 부문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농민들은 정부의 이와 같은 태도를 비판하며 ‘선대책 후협상’ 원칙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정부는 농업 이외 분야에서의 이익을 얻기 위해 협정 체결을 강행했다. 협상 체결 후에도 구체적인 대책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어 농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FTA가 당진농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야별로 분석하고 대책을 찾는 연재기사를 7회에 걸쳐 마련했다.

한우분야 협상결과 : 장기철폐 / 세이프가드

수입산 쇠고기 관세를 15년간에 걸쳐 철폐하기로 합의. 쇠고기에는 현행 4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15년 동안 매년 2.7%씩 감축돼 15년 후에는 무관세가 된다. 반면 15년간 세이프가드(SG)가 발동되며 세이프가드는 27만톤에서 매년 6천톤씩 늘어 마지막해에는 35만4천톤의 쇠고기가 수입될 때 세이프가드가 발동된다. 세이프가드의 세율은 1-5년차까지 100%의 세율이 붙으며 이 수치 또한 75%, 60%로 갈수록 낮아진다.

육우와 식용설육(족, 꼬리 등), 쇠고기 가공품 등도 15년 후 철폐지만 SG 발동은 없다. 식용설육은 연간 1.2%씩, 쇠고기 가공품은 연간 4.8%씩 관세가 감축되며 15년 후에는 관세가 없어진다.

당진의 한우값도 최소 10% 이상 하락해

당진군은 충남에서 한우사육규모로는 5번째로 큰 군이다. 당진군의 사육규모는 2만415두로 홍성(4만5135두), 공주(3만5737두), 예산(3만1982두), 서산(2만5482두)에 이서 5번째다 (2006.6. 30 기준). 한미자유무역협정(이하 한미FTA)이 체결된 후 전국의 한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당진군내 한우 가격도 대략 10~20% 정도, 최대 30%까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쇠고기 수입물량이 많아지면 당연히 한우값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매가 잘 되지 않아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것.

전국한우협회 당진군지부의 성낙서 지부장은 “300만원을 넘던 암소의 가격이 200만원을 넘기 힘들다”며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온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낙서 지부장은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농가들이 도산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라고 덧붙였다.

방상만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도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당진군도 최소한 10%에서 20% 이상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농가들의 어려움 갈수록 심해질 것”

지금 떨어지는 한우가격은 시작에 불과하는 것이 농가들의 이야기다. 한우농가들은 입을 모아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우 20여두를 사육하고 있는 장경환 기지시리장은 “소값이 내리긴 내렸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은 편”이라며 “그러나 앞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성낙서 한우협회 지부장도 “수입쇠고기 물량이 점점 많아질 텐데 가격경쟁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한우농가들은 대책이 없다”며 “한우농가들의 희생을 댓가로 다른 산업의 이익을 챙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에서도 농업분야에서의 피해를 인정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6일 시·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렸던 FTA대책 설명회에 참석했던 방상만 과장은 “정부에서도 농업의 피해는 인정하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선협상 후대책’

농가들의 ‘선대책 후협상’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선협상 후대책’ 원칙을 고수해 지금 현재 구체적으로 세워진 대책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낙서 지부장은 “그동안 쇠고기는 협상대상이 아니라던 정부가 쇠고기 수입재개를 4대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는 등 수시로 말을 바꿔 이제는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며 “정부가 3년 동안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협상안에 어떤 내용이 또 들어있을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FTA체결 이후 농업을 위해 119조원을 농업지원금으로 편성한다고 하는데 농림부의 1년 예산이 13조원 남짓밖에 되지 않는 마당에 농가들을 놀리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FTA를 통해 그동안 턱없이 비싸던 쇠고기 가격의 거품이 걷힐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연합뉴스 등 일간지들의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높았던 쇠고기값에는 중간 단계인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유통 마진’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같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두배까지 가격 차이가 난 것.

이같은 사실을 종합해 볼 때 아무리 소비자가격이 오르더라도 농가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한 푼도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우농가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소득보전직불금, 송아지 안정제 사업 등 도입해야

피해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축산인들은 꼭 필요한 몇 가지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수입량 급증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에게 소득보전직불금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이와 함께 생산시설 현대화 지원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안전성 강화와 품질의 고급화를 추진해야 한다.

둘째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농업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통폐합을 통해 대규모 전업농을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통폐합의 기준과 폐업대상 선정 기준 등은 확실히 정해야 한다. 성낙서 지부장은 “폐업지원금도 구체적인 기준이 나오지 않는다면 언 발에 오줌누기일 것”이라며 “정부에서 내놓는 기준안을 가지고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선수 당진군축산단체협의회장은 “무조건적인 폐업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폐업을 했을 경우 다른 가공산업이나 타업종에 미치는 영향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선수 회장은 “한우농가가 폐업했을 때 육가공업체와 같은 타업종도 피해가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우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음식물 원산지 표시와 같이 한우 생산이력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송아지의 출산부터 혈통을 확실하게 기록하고 백신접종부터 사소한 치료까지 기록하도록 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송아지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수익보전을 받는 ‘송아지 안정제 사업’의 확대시행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송아지 안정제 사업은 송아지 가격이 12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최대 20만원까지 보상을 받는 일종의 ‘보험’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120만원인 기준을 더욱 올려 농가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구체적인 정부대책은 6월 이후 나올 듯

정부는 한미FTA에 따른 구체적인 국내보완대책을 오는 6월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축산신문이 주최한 ‘축산 생존전략 모색 대토론회’의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4월 중으로 협상결과 설명 및 영향분석을 마치고 6월까지 국내보완대책을 구체화해 12월까지 FTA이행지원특별법을 개정하고 기금규모를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농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 또한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확보 방안, 지원기준 등이 모호하고 비현실적인 내용이 많을 것이라며 철저한 검증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FTA관련 용어사전

세이프가드(SG:SafeGuard Measures-긴급수입제한조치): GATT 이념에 부합하는 공정무역관행에 의한 수입일지라도 수입증가로 인해 수입국의 국내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해 국내 경쟁산업으로 하여금 구조조정기회를 갖도록 하는데 있음. 보존조항, 도피조항, 면책조항이라고도 하며 공정무역관행에 배치한 방법으로 수입을 제한하는 것으로 반덩핌·상계관세 등 불공정무역규제제도보다 발동요건이 까다롭고 보상 및 보복조치가 규정되어 있음.

양허(亮許, Concession): 국가간에 관세 및 무역에 대해 서로 합의해 허용하는 것을 ‘양허’라고 하고 양허된 과세율 등을 표로 만든 것이 ‘양허표’임.

수입쿼터(Quota): 특정상품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보통 1년)에 정해진 수량만큼만을 수입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행정명령으로서 그 한도를 넘어선 수입은 어떠한 가격하에서라도 금지되는 수량제한의 대표적 조치. 그 종류에는 총량쿼터(Global Quota), 쌍무쿼터(Bilateral Quota), 관세할당(Tariff Quota)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