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거리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진태’는 힘든 생활 속에도 약혼녀와의 결혼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동생 ‘진석’의 대학 진학을 위해 언제나 활기찬 생활을 하는 청년이다.

6월 25일 한반도 전쟁은, 진태의 꿈을 송두리째 앗아가는데 지난 2004년 1100만명의 관중을 동원한 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도입부이다.

우리 군민들 대다수가 보았을 이 영화는 ‘생전에 전쟁을 겪지 않은 것이 인생 최대의 행운’이라 말했던 어느 작가의 말을 굳이 인용치 않더라도 평화롭던 한 가족의 삶이 전쟁이라는 격동의 소용돌이를 통해 얼마나 처참하게 분해되어 가는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6월은 이 푸르른 녹음을 우리에게 안겨주기 위해 독립·호국·민주정의 앞에 자신과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내어 주신 선열들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보훈의 달이다.

우리는 보훈이라고 하면 상이군경 돕기 정도의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에 ‘나라를 지켜내는 일’의 시작은 어디부터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의병 등 반일 독립운동이 나라 찾기였다면 6·25 등에 참전한 군경들은 나라를 지켜냈으며 4·19혁명과 광주민주유공자는 나라 만들기에 나선 분들로 이들 선열이 추구한 고귀한 정신을 잊지 않고 선양하며 갚아드리는 일, 이것이 바로 보훈이 아닐까 정의해 본다.

따라서 보훈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을 국가가 끝가지 책임진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상징적인 약속이며 국민통합과 국가 정체성과 연결됨으로써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통해 국민의 애국심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공동체를 지키고 가꿀 수 있어야 한다.

당진군에도 독립유공자 유족, 국가유공자, 고엽제 후유의증환자, 참전유공자 등 국가보훈법이 정하고 있는 보훈대상자 약 2140여명이 아픔을 잊고자 하는 망각터널을 왕래하며 생활하고 있다.

평소 이 분들을 뵐 때마다 연금이나 수당, 그리고 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운영비등의 재정적 지원보다 더 시급한 것은 일반 군민, 특히 전후세대인 젊은 계층들이 보훈대상자를 구호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을 선회시켜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런 의지를 담아 지난 2004년부터 송악면 광명리 6100여평의 나라사랑공원을 조성하고 기존 충령사의 위패를 현충탑이라는 선열의 충정을 담아 안치했고 공원내 참전용사비와 전쟁기념물, 그리고 군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가꾸어 가고 있다.

또한 충남에서 여섯번째로 지난 4월 ‘당진군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의회에 상정함으로써 보훈대상자에 대한 예우 및 지원을 늘려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군민의 나라사랑 선양교육등 세부적인 예우 및 공훈선양사업을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이런 군민통합 보훈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보훈대상자들을 하나로 묶는 내부통합의 분위기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보훈 대상자 가운데에서도 공헌의 원인·성격·정도가 다른 사람들끼리 공헌의 우열과 보훈 내용을 둘러싼 논쟁이 있거나 특정 세력이 자신들을 보훈유공자에 넣어달라는 요구를 하는 일이, 소수이긴 하지만 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항일·참전·민주화운동은 하나의 정신이며 국민을 통합하는 정신적·사회적 인프라이므로 세 가지 정신의 공통점을 ‘자유민주독립국가’라는 공동의 테두리안에서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주면서 아우러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면서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 파도처럼 높았던 함성, 가만히 눈감아도 보이고 귀 막아도 천둥처럼 들려오는 6월의 아침에, 피끓는 청춘을 조국에 바치고 그 꽃다운 혼을 우리에게 주신 분들을 생각하는 한 달, 아니 늘 그 마음이 함께이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