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경초등학교와 내도분교가 지난 2월 폐교됐다. 남산초와 도성초는 2008년, 전대초·신촌초·정미초·북창초는 2009학년 통폐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50명 미만의 농어촌지역 작은 학교를 통폐합하겠다는 충남도교육청의 방침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3월 당진읍 원당택지개발지구 내에 원당초등학교가 새로 개교했다. 또한 2008년에는 원당중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현재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대덕·수청지구에 초등학교 1개교(취학추정 인구 616명)와 유치원 1개교가 입주할 예정이며 역시 주택공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우두 택지개발예정지구에도 초등학교 2개교(취학추정 인구 1728명)와 중학교 1개교(취학추정 인구 810명)의 신설이 계획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농어촌지역의 작은 학교들이 통폐합되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도시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잇따라 학교들이 신설되고 있는 것. 농어촌지역의 작은 학교가 통폐합되면서 농촌교육이 붕괴하고 있고 문화적, 정서적 구심점이 사라져 지역사회가 황폐화되고 있다. 초등학교가 문을 닫자 취학연령 때의 아이를 둔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나 읍면소재지로 주소지를 옮기고 있다. 젊은이가 떠난 농촌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기 어렵다. 농업의 붕괴에 앞서 농촌이 먼저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지역의 학교 통폐합과 동시에 진행되는 도심지의 학교신설은 또한 막대한 자원의 낭비를 초래한다. 2004년 개교 예정이었던 원당초등학교가 예산부족으로 2006년 3월에야 개교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신설은 국가재정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얼마 전 대전에서는 시교육청이 2012년까지 관내에 신축할 학교를 추려 41개 후보를 선정, 교육부에 보고했으나 교육부는 이 중 불과 10% 전후인 4~5개 학교의 신축만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바닥상태인 교육 재정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감히 예언컨대 당진에서도 같은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처럼 농촌의 붕괴와 교육재정의 파탄을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읍면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도심지역으로의 인구집중이다. 또한 도심지역 인구집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무분별한 아파트 건설이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도심지역 인구집중이 농촌을 붕괴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거대한 아파트단지를 보고 놀란 외국인의 물음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뭘 그런 것을 묻느냐’는 듯 “국토면적이 좁고 인구가 많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보다 더 영토가 협소하고 인구밀도가 높은 네덜란드나 벨기에에서는 도시 집중화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초래하지 않았다.

우리가 사는 당진을 한번 살펴보자. 2007년 현재 당진의 인구는 13만명, 이미 수많은 아파트가 들어섰고 올해만 8개 단지 3560세대, 2010년까지 3만호 건설이 예정됐다. 그러나 불과 27년 전인 1980년 당진의 인구는 15만명이었다. 물론 아파트는 단 한 채도 없었다. 아파트 한 채도 없이 15만명의 인구가 같은 면적 내에 거주한 것이다. 아니, 더 정확히 얘기해 2007년 현재 당진은 석문간척지, 대호간척지, 고대·부곡공단, 현대제철, 당진화력 등 간척지로 인해 면적이 훨씬 더 늘어난 상태다. 면적이 더 늘고 인구는 줄었는데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마구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아파트 단지는 농촌붕괴와 교육재정의 악화에 그치지 않는다. 고도로 밀집된 주거단지는 필연적으로 교통난과 주거환경 악화, 경관파괴, 지역커뮤니티 붕괴 등의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오죽했으면 소설가 이외수가 아파트를 일컬어 ‘인간 보관용 콘크리트 캐비넷’이라고 했을까?

아파트는 건축공법상 목재나 벽돌보다는 콘크리트를 주재료로 사용한다. 얼마 전 방영된 한 TV 프로그램은 신축아파트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콘크리트에서 15~75mg/kg의 크롬이 추출됐다고 보도했다. 콘크리트가 마모되면 6가 크롬이 방출되어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킨다고 한다.

또한 대규모 아파트단지는 20~30년이라는 주기 때문에 각종 자원낭비와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다. 지금 짓고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향후 후손들에게 미증유의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토건국가’의 하수인으로, 때로는 ‘개발 5적’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개혁하자. 돈벌이와 정치적 논리에 급급해 마구잡이 아파트를 만들게 할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노후주택에 대한 개량사업과 농촌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농촌형 임대주택 건설, 리모델링 사업을 벌이게 하자.

지금 당신이 누리고 있는 안락함이 미래 우리 후손에게 재앙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