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의정비 인상안을 놓고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지방의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유급제가 도입된 것은 2006년 1월이다.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지역인재의 의회 진출을 촉진하고 성실한 지방의정 활동을 보장한다’는 게 지방의원의 유급화 명분이었다.

하지만 무보수 명예직 시절에도 일비와 자료수집비 등의 명목으로 활동비를 받아왔었다.

유급화제도 도입 2년째를 넘기고 있는 지금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와 언론들은 제도적 보완장치와 규제장치 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의정비를 심의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의정비 심의위원회은 학계·언론계·법조계·시민단체의 인사들 중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이 각각 5명씩을 추천해 10명으로 구성한다.

위원회가 구성되면 위원명단을 공개하고 공청회 또는 주민의견 조사 등의 여론수렴 과정을 반드시 거친 후 10월말까지 의정비 인상폭을 확정해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이렇게 결정된 의정비는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12월말까지 ‘의정활동비 등 지급조례’를 통해 공포, 확정하게 된다.

그러나 주민의견 수렴 결과를 반드시 의정비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고, 공청회또는 여론조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다.

여론 조사시에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이 또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고 있다.

당진참여 연대는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주민의견 설문조사의 경우 행자부 지침에 의해 여론조사 기관 등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실시함을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한 경우 무작위 추출에 의한 조사 등으로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함에도 심의위원들이 작성한 설문지를 읍면장 책임 하에 민원실에 놓고 실시함으로써 주민의견수렴을 형식적인 요식행위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심의위원들에 대한 자질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진군의정비심의위원회에 참여한 위원들 중 민간보조금을 받는 의회로부터 눈치를 봐야 하는 단체들이다.

당진참여연대는 “이번 경우에서처럼 행정동우회, 이통장연합회, 삼락회, 기업인협의회, 개발위원회, 소위 말하는 ‘등단체’가 추천을 받아 심의위원회에 들어가 잠정액 결정 및 확정시에 군의회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행정동우회, 이통장연합회, 개발위원회, 삼락회는 그들의 운영비를 군 예산에서 지원받고 예산의 심의는 군의회의 권한이므로 이들이 군의원의 의정비를 결정하는 것은 마치 소작인이 마름의 세경을 품신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군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단체가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것인 유급화 제도 도입의 취지인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지역인재의 의회 진출을 촉진하고 성실한 지방의정 활동을 보장한다’는 명분에 현실이 반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의원당선과 함께 본인 명의의 회사를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경영에서 물러나는 등 표면적으로는 겸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는 의원들의 이같은 행위가 하늘을 손으로 가리는 격이라며 시민사회단체들은 의원들의 영리행위 겸직 금지가 명문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유급제의 취지를 살려 의원들에게 의정활동에 충실하도록 연봉을 줘야 하지만 사업체 명의만 바꾼 채 사실상 겸직을 하는 의원들이 대부분이며 의원출무일에도 재대로 나오지 않고 있는 의원들에게는 이조차도 과분하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의정비 심의제도에 대한 세부기준 및 상·하한선을 제도화하지 않는다면 매년 의정비심의 때마다 소모적 논란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