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TV뉴스를 보니 미의회에서 한국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당선을 축하하는 결의를 민주. 공화 두 정당 공동으로 추진한단다. 미국을 싫어하는 농민의 한 사람으로서 별로 반갑지 않은 기분이다.

미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노무현 대통령과 회동의 자리에서 FTA협상 국회비준을 위해서 한나라당 농촌지역 의원들도 농민들을 설득하도록 해 2월 임시국회 중에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후보시절부터 기업과 있는 자들을 위한 경기 부양책과 미국의 경제논리에 순응하는 경제정책으로 서민과 노동자. 농민의 삶에 무관심했던 모습을 당선과 동시에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지난번 국회에서 한미 FTA청문회를 열기로 결의해 놓고 청문회는 시작도 못하고 곧바로 국회비준을 강행하려 한다.

이명박 정권은 친미정권이고 신자유주의 정권이라 취임하면 바로 미국에 간다. 한미 FTA 국회비준 보따리를 들고 말이다. 나라꼴이 우습다. 미 농무장관은 한미자유무역협정 미의회 비준에 앞서 쇠고기 시장의 전면개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한미 FTA와 미국 쇠고기 문제는 별개의 사안인데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동안은 30개월 미만 소고기가 수입되었는데 이제는 연령에 관계없이 무조건 뼈까지 먹으라는 것이다. 미국은 꿈쩍도 않는데 우리 정부는 미국보다 먼저 국회비준을 끝내고 미국의회에 너희들도 빨리 비준하라며 압박을 가한단다. 한마디로 소가 웃을 노릇이다.

1월 29일 부시대통령은 연두연설에서 한미 FTA 의회 조기비준을 촉구하면서 한국과의 FTA는 미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100~120억 달러의 무역 흑자가 새로 생기고 미국인의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한미자유 무역협정 비준후의 이행조치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법학 전문대학 로스쿨제도, 중고등학교의 영어 몰입 교육, 농업의 보조금 삭감, 비료값 기습인상, 우리 군에서도 추진하고 있는 하수관거 민간위탁사업, 그 후에 착수할 상하수도 민간 위탁 이양 등 미국에서 하라는 대로 수순을 밟고 있다. 수자원 공사에 물관리를 위탁시키고 끝에 가면 수자원 공사를 민영화시켜 미국의 다국적 물기업 DOOL사의 입에 털어넣을 것이다. 미국과의 FTA로 물산업이 미국에 넘어가 수돗물 값이 10배 이상 폭등한 남미 볼리비아 등 몇 나라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율은 27%. 농업을 멸시하며 천대한 엄청난 대가를 치를 날이 올 것이다.

21세기의 큰 화두는 식량과 에너지다. 더욱이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수요로 말미암아 옥수수가 연료 원자재로 바뀌면서 곡물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세계 곡물의 33%를 가축이 먹는다. 빈민국의 사람들은 죽어가는데 가축은 살이 찌고 그 가축을 먹는 사람은 비만에 걸린다. 비만을 해소하기 위해 런닝머신을 타고 그 런닝머신을 굴리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니 이것은 분명 코미디고 모순이 아닐까? 지금 세계는 이 모순의 덫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을 하늘처럼 섬기고 땅을 훼손하고 농민을 농촌에서 내모는 정권이라면 이 정권 치하에서 농민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농업을 하고 있는 것이 자식들에게 부끄럽게 생각될 때도 있다.

요즘 농민과, 서민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서민경제가 말이 아니다. 벼 수확은 15~20%가 감소했고 전기, 기름값 등 공공요금이 오르고 가스값 또한 근래 폭등했다. FTA 이행수순으로 농가등록제가 실시되면서 65세 이상 농민들을 퇴출시키고 있다. 농촌 나이 65세면 한창 일할 나이이고 자식들 뒷바라지가 아직도 멀었는데 퇴직하란다. 지난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농민단체와의 대화에서 1차 산업인 농업을 2차 산업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를 올려야 한다는 말이다. 말로는 쉽지만 무엇을 어떻게 가공하여 먹고살라고 하는지 무책임한 말뿐이다. 교육정책 또한 허둥대며 영어가 최고인 양 떠들고 있다. 일제치하에서 36년간 우리고유 한글을 못 쓰고 일본어를 강요당하였듯이 대한민국 5000년 역사에 또 한번 오욕을 남기려나 보다.

요즘 새정부 인수위에 고든이라던가 하는 코쟁이 외국인이 끼어있다. 한국의 금융산업을 두바이 이상으로 끌어올린다고 한다. 두바이는 오일 달러가 들어오는 나라이다. 세계금융시장을 어둡게 하고 있는 미국금융 기법을 전수받아야 되는 건지 떨떠름하다. 인수위에 꼭 외국인이 참여해야 되는지 기분이 이상하다. 미국의 외채가 8~9조 달러, 이자만 2년에 1조 달러씩 늘어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회생할 길이 없단다.

지난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변화의 기류가 일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자본주의가 부유한 사람만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기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유무역 강권하는 선진국들의 위선에 우리가 속고 있지나 않은지 냉철히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