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옥화 씨합덕읍 운산리 거주연호시문학회 회원미발표작 150여개
▲ 이옥화 씨합덕읍 운산리 거주연호시문학회 회원미발표작 150여개

소금꽃 편지

가슴 속 염전이다

삶은 소금이다

한점 한점씩 베어나가는 듯한

아려옴이

진저리나게 파고 들어

지독하게 짠 것들

세포 사이사이 절인다

절여진 삶 한구석

송곳 팍 찔러 벌겋던 내피

오늘 소금 태우고 있다

흙에 발라 황토인지 적토인지

생각지 않고

얼마 살았는지 알려 하지 않고

옹이 박힌 나무 무쇠 도끼로 쪼갰다

붉게 타오른 불...

절여진 삶

이글거리며 춤추는 장작불 속에

소금 꽃 태운다

봄이 왔다. 일하는 집 앞마당에도 벌써 푸른 풀들이 빼꼼이 머리를 내밀었다. 풀을 매다보니 낙엽들이 머리칼에 하나, 옷섶에 하나 매달려 있다. 몸에 뭍은 나뭇잎처럼 이옥화(50)씨의 시에는 그녀 인생의 고단함이 묻어 있다.

‘가슴 속 염전이다... 한점한점 씩 베어나가는 듯한 아려옴이... 세포 사이사이 절인다’

이옥화 씨가 연호시문학회 문집을 통해 발표한 ‘소금꽃 편지’에는 그녀의 힘든 삶이 고스란히 베어 있다.

“사는 게 참 쉽지가 않아요. 가끔 너무 힘들 때면 내가 사는 이곳이 염전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온 몸을 감싸고 있는 소금밭, 세포 하나 하나가 절여지는 느낌처럼요.”

10여년 간 가사도우미로 일하며 두 딸 뒷바라지를 해 온 이씨의 삶은 맑은 날보다 어두운 날이 더 많았다. 그런 이씨에게 시는 마음을 다독여 주며 큰 위로가 되어줬다.

“마음이 아플 때 시를 쓰고 나면 한결 짐이 덜어진 느낌이에요. 가끔씩 써놓은 시를 읽으면서 ‘이만하면 이옥화 너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요.”

그녀는 “다른 사람처럼 누구나 읽으면 행복해지는 예쁜 시를 쓰려고 마음먹어도 늘 이렇게 ‘아픈’ 시만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척추결핵을 앓아 척추 3개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재혼을 하면서부터 이씨는 외롭게 자라야만 했다.

“사는 게 참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려고 노력해요. 아이들도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착하게 커줬고 이젠 작은 보금자리도 마련했고요.”

이씨는 얼마 전 합덕에 작은 빌라를 장만했다. 가족 모두가 아껴 쓴 덕분에 생긴 집이라며 미소를 짓는다.

이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한 큰 딸이 돈 벌어서 엄마가 쓴 씨를 엮어 속책으로 내주겠다고 했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늘 시집과 습작노트를 들고 다니며 삶 가운데서 쓰인 이씨의 시는 그래서 더 마음에 오래 남는다. 그래서 종종 이씨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과 시를 읽고 연락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작년에는 월간 <좋은생각>에 글이 실리기도 했고 한 방송국에 응모한 수필이 당첨돼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녀의 꿈은 언제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시집을 내는 것이다.

“열심히 살다보면 행복한 날도 오겠죠. 시를 쓰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아이들 크는 걸 보면서 힘을 얻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