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내 고향은 여름이면 친구들과 철엽을 하고 가을이면 오려벼 베어다 밥을 해서 먹던 기억들. 겨울이면 동네 친구 사랑방에 모여 화로불에 밤 구어 먹고 지금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들이 기억 속에 가득합니다.
내 고향 댁골마을은 아미산과 다불산이 인접해 있어 밤이면 부병새 울음소리가 마을 가득 메우고 특히 봄에 피는 진달래꽃은 아미산을 붉게 물을 드리기도 하였지요. 특히 나의 고향 면천에는 복지겸 장군과 그의 딸 영랑이가 빚은 두견주는 지금까지 애주가들의 칭찬을 받지요. 또 영랑이가 심었다는 은행나무는 지금도 위풍당당하게 서있습니다.
나는 어린시절 죽동리에서 면천까지 4㎞을 걸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6학년 때 6.25사변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우리 아버지는 교편을 잡고 계셨었는데 저놈들이 반동이라 하여 매를 쳐서 결국 수복 후에도 복직을 못하신 채 평생을 앓으시다 돌아가셨지요. 그 뒤로 가정은 하루 아침에 파탄이나 말이 아니었습니다.
남들은 중학교를 간다 야단들일 때 나는 나이 14세에 가정을 조금이라도 책임져야 했었습니다. 그러니 글을 쓴다는 자체가 쑥스럽고 초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한 내 작품이 얼마나 박작이겠습니까. 하지만 여러 선생님들의 격려 덕분에 힘을 얻었습니다. 어렸을 때 꿈은 세계적 작곡가가 되는 것이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칠십 여년이 흘러갔지만 지금도 꿈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꿈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나처럼 꿈을 포기하지 않았어도 성공을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간에 아예 포기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할 때 360번의 실패를 했다는 데 중간에 꿈을 접었더라면 지금 우리는 전기없이 살게 됐겠지요. 또 라이트 형제가 중간에 꿈을 접었으면 우리가 지금 비행기 형행을 할까 생각해 볼만한 일이 아닐까요. 꿈 정말 포기해선 안될 일입니다. 하나 밖에 없는 인생에 꿈을 안고 모든 사람들이 살았으면 합니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이 가지고 있는 꿈들을 다 이루었으면 합니다.
어릴 적 전쟁으로 학교도 끝까지 마치지 못했지만 전 꿈을 버리지 않고 요즘도 문학회에 나가 시를 짓고 글쓰기를 합니다. 지역에 그렇게 꿈을 잃지 않고 바쁜 생활 속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시 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동호인들이 만나 연호시문학회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연호시문학회 제7집인 ‘풀들의 대화’에는 꿈을 잃지 않고 시를 짓는 우리 지역민들의 사는 이야기가 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책에는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지역 곳곳의 옛이야기가 묻어나는 시까지 다양한 사연의 시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책은 아니지만 지역에 사는 이웃들이 엮은 책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책을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