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날 우리는 울란바타르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토브아이막에 갔다. 멀리 게르가 보이고 밖에 나온 엄마와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그렇게 토브아이막에 있는 도립병원에 도착했다.

울란바타르를 우리나라의 서울이라면 도청소재지인 토브아이막은 수원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조용한 전원 도시같은 토브아이막은 시골의 읍내 쯤되보이는 규모로 보였다. 토브아이막의 진료가 시작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어제 사랑의 치과보다 치과진료시설이 좋아보였다. 독일에서 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40대쯤 되는 한 여성 환자가 두달 동안 고생했노라고 이를 빼달라고 왔다. 치료를 해볼만 한 치아였고,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 하루만에 치료를 완료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빼기는 아깝다고 치료를 더 하신다면 안 뺄 수 있다고 설명을 했다. 하지만 그분은 더이상 고생하기 싫다고 빼기를 원하셨다. 뭐 이런 식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지만 몽골에서는 그렇게 진료가 이루어진다. 젊은 사람이라도 이는 아프면 한두개쯤 빼는 것이 치료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더욱 아쉬운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구강상태이다. 평생 가지고 있어야할 어른치아를 빼야하는 상황을 만날 때마다 답답했다.

점심은 도시락을 준비해서 도립병원앞 계단과 타고 왔던 버스에서 나누어 먹었다. 몽골은 선거기간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확성기 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큰 사진을 붙인 자동차들이 왔다갔다했다. 몽골은 우리나라의 1960년대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몽골은 큰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넓은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다. 인구밀도가 낮기에 유목생활을 하면서 경계가 없이 자유롭게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지만 앞으로는 많이 바뀔 거라는 생각이든다.

몽골은 자원의 강국이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원들이 영토 곳곳에 있다. 그리고 높은 교육열이 미래의 희망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분배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분배를 얼마나 공평하게 하느냐가 사회의 안정과 역사의 발전에 한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다.

몽골의 울란바타르에는 이곳저곳에서 건설붐이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었다. 중앙선도 없는 도로와 계속되는 건설. 빽빽하게 밀리는 도로. 흐린 도시의 공기. 소수의 갑부와 대부분의 빈민. 도로에는 독일의 벤츠와 찌그러진 자동차들을 볼 수 있었다.

이틀의 의료봉사 후 하루의 관광시간이 주어졌다. 몽골의 게르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으며 몽골의 말을 탈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맑은 공기에 밤 하늘의 은하수를 볼 수도 있었다. 이렇게 몽골의 마지막 밤은 저물어갔다.

이렇게 몽골 의료봉사를 무사히 마쳤다. 그들이 우리에게 고마워했는지, 아니면 아파하며 짜증을 냈을 지는 모르겠다. 스스로 자신할 수 없는 진료였기 때문에 찜찜한 마음도 미안한 마음도 있다. 그래서 그들의 짜증을 들을 준비도 되어 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그저 만족하려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때 외국의 도움을 받았듯이, 지금 우리도 되돌려 준다는 생각도 든다.

외국에 나가서 의료봉사를 하는 것, 이것은 진료를 하러 나가는 당사자의 마음속에 또다른 의미를 준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만 국한되지 않는 넓은 세계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꼭 외국에서만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마지막으로 이런 자리를 매년 기획하고 자금을 지원해주시는 청주이즈치과의 이두희 원장님과 당진이즈치과의 박경석 원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