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 깊지 못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 결과에 반대하는 촛불로 인해 지난 4월부터 오늘까지 온나라가 시끌시끌하다. 이러한 거리의 민심, 촛불의 민심을 반영하여 정부가 추가 협상에 나섰지만 그 결과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완전히 담보했다고 하기에는 세간의 평가가 그리 좋지는 않은 듯싶다.

추가 협상의 핵심 내용인 QSA(품질시스템평가) 프로그램이 민간의 자율적 약속에 불과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이번 협상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응답하였고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의혹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산 쇠고기 협상 결과에 대한 불만족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의심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미국산 쇠고기 유통이 광우병 위험물질인 척추 뼈 발견으로 검역이 중단된 지 9개월 만에 다시 시작되었고 오늘 내일에는 뼈 있는 LA 갈비도 국내 유통된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유통은 현실화되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쇠고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알 권리, 선택의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원산지 표시’ 제도를 전면 도입하였다.

특히, 쇠고기 원산지 표시와 관련해서는 100㎡ 이상 음식점에 대해 지난달 하순부터 시행하던 것을 지난 7월 8일부터는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음식점으로 적용하여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영세한 음식점들이 준비 부족 등의 이유를 감안해 100㎡ 미만의 영세한 음식점에 대해서는 9월까지 계도기간을 두고 10월부터 단속에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처음으로 시행되고 있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의 지도·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국민들은 원산지표시제의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준비가 덜 된 채 시행이 되어 관련 법령이 이원화되어 있고, 단속 인력과 예산, 지자체의 인식 부족 등 단속현장은 우왕좌왕하는 분위기이다.

실제 전국의 음식점은 65만 여 곳에 이르지만, 원산지단속의 책임기관인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직원은 1,500명이고, 이중 상시 단속이 가능한 직원은 400여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단속권한을 지자체에까지 확대하였지만, 원산지 식별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져 실효성이 부족하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얼마 전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소비자 인식조사’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소비자의 92%가 원산지표시제 확대시행을 환영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83%가 효과가 없거나 미미하다는 답변을 하였다.

그럼,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따른 대책으로 시행된 ‘원산지 표시’를 어떻게 제대로 해서 국민건강을 보호할 것인가?

우선 정부는 3개월의 계도기간을 설정한 만큼 이 기간 동안 추가인력 투입, 농민단체에 원산지관리단과 준하는 단속권한 부여, 관련 예산 확보 그리고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통합 등 대책마련을 하여 철저한 단속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이 모두 나서 함께하여야만 한다. 정부의 관리·감독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제도는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너무나 당연한 이러한 명제가 최근 몇 개월 동안 전국을 촛불로 밝히며 새삼 우리 사회를 뒤흔들어 놓았다. 이제 촛불에서 ‘원산지 표시’ 정착으로 온 국민이 함께 나서 국민 건강권을 우리가 지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