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완구 충남지사가 서로 맞붙었다. 두 지사는 같은 한나라당 소속에다 친구사이다. 둘 다 15대 국회의원으로 국정을 함께 해온 ‘동지’라고 서로를 표현한 바도 있다.?

갈등의 겉모습은 ‘선(先) 지방 균형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완화’다. 이에 앞서 김 지사는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해 여권에 대한 비판은 물론 “대통령이 많이 소심해졌다”는 발언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 지사는 소속 당 최고위원회의 충남 민생투어 때 지도부를 공개 성토했다.

두 지사의 ‘맞장’은 그 연장선이다. 하지만 이들은 불과 2년 전 ‘상생 합의문’을 발표하고 손을 맞잡은 바 있다. 당시 수도권규제완화를 골자로 하는 김 지사의 ‘대수도론’ 주장과 ‘차기 정부에서 행정도시 조정이 불가피할 것’ 등의 발언으로 한바탕 논란을 벌인 뒤의 일이었다.

이들은 합의문을 통해 양 도의 상생을 위한 4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하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대수도론에 대해서도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이구동성으로 이해와 상호협력을 다짐하기도 했다. 두 지사는 또 같은 해 말 상대 도청으로 교차 출근해 명예도지사로 근무하고 도정 보고회와 양도 상생협력사업 토론회를 열었다.

두 지사가 대권행보와 주가 올리기 등 정치적 셈법으로 의도적인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시각은 이 때문이다. 지역언론도 이를 부추기도 있다. 한 지역언론은 최근 이 지사의 들이대기 행보에 대해 “2인자 정치지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충청 대망론을 펼치기 위한, 충청권 정치인들의 덕목은 무엇일까도 되돌아보게 한다”고 추켜세웠다.

27일 김 지사는 이 지사와의 라디오 방송 토론을 통해 “억지로 중앙행정기관을 여기 저기로 분산시키는 것은 국민들만 골병, 골탕 먹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는 “행정도시는 전 국민적 합의와 법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며 “이를 폄훼하는 것은 대단히 경박한 말”이라고 맞받았다. 하지만 이들이 2년 전 양 도민 앞에서 손을 맞잡으며 했던 말은 이렇다.

▷김문수 지사: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충청도민의 열망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완구 지사: 대수도론의 진위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오늘 김 지사의 얘기를 들어보니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수도권은 전반적으로 과밀하다고 생각했는데 경기도 연천군 인구가 4만7000명밖에 안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심규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