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13년, 드러냄 없이 참봉사

도의 새마을 여인상 대상 수상 한 창 애 씨

휴경지 농사 지어 이웃 도울 때 보람

백혈병 종대 잃은 일 가장 가슴 아파

“부끄럽습니다. 한 평생을 새마을에 몸바쳐온 회장님들도 많은데...”

충남도 부녀회가 시상하는 도의(道義) 새마을 여인상 대상을 수상한 한창애(43, 대호지부녀회장)씨는 소감을 묻는 말에 내내 ‘부끄럽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서른살에 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애가 부녀회장 됐다”는 농을 들으며 새마을에 몸담은지 13년. 초등학생이었던 큰 아들이 어느덧 대학생이 되고 자신도 불혹의 고개를 넘어섰지만 머리 희끗한 선배 부녀회장님들 앞에서는 아무래도 자신의 경력이 미천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겸손한 성품 탓이려니 싶으면서도 ‘이유있는’ 부끄러움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도의 새마을 여인상이 부녀회장들 사이에서는 새마을의 신사임당상 쯤으로 그 위상이 높다는 데에 있다.

새마을 활동에 헌신하면서도 여인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고 화목한 가정을 이끌고 있는 이에게 주는 왕관 같은 것이 바로 이 상. 게다가 당진에서는 처음으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그러나 한 회장이 선망의 대상을 타게 된 것은 우연한 상운이었거나 순서가 되었기 때문은 결코 아니었다. 대상은 충남도내 각 시·군 부녀회장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사례발표시험을 거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에게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 한 회장의 수상은 13년간 묵묵히 음지에 있는 이웃을 위해 봉사해 오면서 지역사회를 밝게 해준 촛불과 같은 역할을 담당해온 결과였다.

매년 수백여명의 노인들을 모시고 경노잔치를 열고 어린 가장들에게 식량과 생필품 따위를 조달해주고 사회에서 버림받은 이들을 찾아가 하루를 함께 보내는 일 등등이 이미 습관화 되어 있는 그다.

“모두 마을 부녀회장님들과 함께 한 일들이예요. 새마을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것도 모두 한마음이 되어 휴경지에 호박, 콩을 심어 기금을 만들고 그 기금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정말로 기쁨을 주는 활동을 벌였을 때였죠.”

그렇다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쁜 농사일을 남편에게 떠맡기고 회의다 행사다 해서 집을 나서야 했을 때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한 회장에게는 지울 수 없는 아픔이 있다. 바로 지난 95년 범군민적인 성금모금운동을 일으킨 백혈병 소년 이종대군이다. 한 회장은 바로 종대가 백혈병을 앓기 10여년전부터 1지도자 1불우이웃돕기 운동으로 외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종대군의 대모역할을 해왔었다.

“큰 도움을 주진 못했지만 형편이 닿는대로 들여다 보기도 하고 일요일이면 집으로 오게 해 아이들과 함께 놀곤 했었죠.”

그런 종대가 갑자기 백혈병에 걸려 위태롭게 되자 한 회장은 수술비 마련을 위해 발이 닳도록 뛰어 다녔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수술을 받고 건강이 회복되었던 종대는 그러나 지난 97년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생각지도 않고 방심하고 있던 사이에 병이 재발되고 악화되었던 겁니다.”

“정성이 부족했었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대신하는 한 회장은 “그래도 새마을이 맺어준 인연이었기에 아픔은 아픔대로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슴에 늘 달고 다디는 새마을 뺏지가 영락없는 모범 새마을 일꾼임을 증명하는 한 회장은 “대호지면내 마을 부녀회장님들과 어머니 같이 보살펴주신 이영희 군 부녀회장님, 그리고 긴 세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준 남편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못다한 소감을 말했다.

이명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