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어음으로 대금 지급...지역업체들 파탄지경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 시공사인 (주)엠코의 하청업체인 혜동건설의 부도로 지역 영세업체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2의 한보사태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엠코의 하청업체인 혜동의 부도로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업체는 모두 18개 업체이며 피해액은 무려 4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극히 일부라는 것이 피해업체들의 주장이다.
(주)엠코의 하청업체인 혜동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 440억원으로 전국 1만여 개 건설업체 중 357위를 차지하는 지역 전문건설업체로 이 회사의 관계사인 혜동엔지니어링, 휘림건설, 기린산업 등 4개 업체가 자금 악화로 지난 6일 모두 부도를 냈다.
이로 인해 지역내 철물점을 비롯해 주유소와 공구납품업체, 운송업체, 건설중기업체, 건설업체 등이 적게는 2천만원에서 많게는 14억5천만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었다.
혜동건설에 건축자재와 공구 등을 납품한 모 철물점 대표 박모씨는 “이번 혜동건설에 건축자재등을 납품하고 어음으로 받은 2억2천만원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며 “철물점을 하면서 2억2천만원을 벌려면 수년을 넘게 장사해야 하는데 이돈을 받지 못한다면 길거리에 나 앉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지난 2007년부터 송산산단내 관로공사와 배수로 공사 등을 맡아왔던 ‘ㄷ’산업개발 대표 차모씨는 “송산산단내 관로 공사나 흉관 공사는 공사금액이 크지만 모두 장기 어음을 받았다”며 “단기간에 끝나는 공사가 아니기에 혜동에서 장기 어음을 발행해도 다음 공사를 위해 어쩔수 없이 받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11월, 12월 기성금, 생색내려는 것”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게 되자 지역내 피해업체들은 채권단을 만들어 피해액을 조사하고 대처방안을 모색중이나 시공사인 엠코와 원청사인 현대제철은 뒷짐만 지고 있다.
엠코측은 혜동건설에게 지급할 11월과 12월 기성금을 피해업체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나 이것마저 피해금액의 턱 없이 모자라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만난 혜동건설 지역채권단 대표들은 “엠코측에서 혜동건설에게 지급할 기성금을 피해업체들에게 지급하겠다고 하나 이 기성금만으로는 피해업체들을 구제하기 어렵다”며 “7월부터 10월까지가 공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됐으며 이때 대금을 어음으로 받은 업체들의 피해액은 막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엠코측에서 혜동에게 지급할 11월과 12월분의 기성금보다 7월에서 10월까지 약 4개월간 받은 장기 어음의 금액이 최소한 10~20배는 될 것이라는 게 피해업체들의 주장이다.
지역의 모 업체 대표는 “7월부터 12월까지 공사금액이 12억2천만원인 반면 11월과 12월의 공사 금액은 2천만원이 채 안된다”며 “이 시기는 공사 를 마무리하는 시기여서 엠코측에서 혜동에게 지급할 기성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엠코 왜 혜동에게 공사포기각서 받았나?
또한 지역내 영세업체들로 구성된 채권단은 “엠코가 왜 12월말일로 혜동건설에게 공사포기각서를 받았는지 의문스럽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엠코측에서 부도날 것을 대비해 기성금 11월분과 12월분을 혜동에게 지급하지 않고 보유했던 점, 공사포기 각서를 받은지 얼마되지 않아 혜동건설이 부도처리된 점 등을 들며 엠코측에서 이 모든 사실을 인지하고 자신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전에 혜동으로부터 공사포기각서를 받은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혜동건설은 송산산단내 연주공장과 제강공장, 원료처리장을 비롯해 산업단지 토목공사를 주로 맡아 왔다. 더욱이 현대차 그룹의 공사를 주로 해왔던 혜동그룹의 이번 부도사태와 관련해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엠코와 현대측은 책임회피(?)
혜동건설 지역 채권단 대표들은 이번 혜동건설로 인한 피해에 대해 시공사인 엠코와 원청사인 현대제철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혜동이 부도난 직후 엠코측에서 피해업체들에게 전화해 납품 계약서와 세금계산서 등을 제출해달라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지금에 와서는 혜동과 해결하라며 모르는체 하고 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또 “혜동에게 건설자재를 납품하거나 공사를 맡을때에도 혜동을 믿고 공사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현대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나 엠코를 믿고 참여 했고 장기어음을 대금으로 받은 것도 그때문”이라며 “대형 기업이 지역에 들어와 공사하며 지역업체들을 피해보게 만든 것에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 현대제철 앞에서 농성이라도 벌일라치면 이미 공장 주변 곳곳에 집회신고를 내놓고 불법으로 집회를 할 경우 법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만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번 혜동건설의 부도로 지역영세업체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파악된 지역내 피해업체의 수는 18개 업체에 약 40억원이나 피해업체수와 피해규모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피해업체 구제를 위한 대책마련이 요구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