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딸에게 그토록 노래 부르던 휴대폰을 선물했다.
물론 공짜 폰에 정액요금제였다.
7개월이 지난 어느 날 통장을 조회하다가 약정된 금액의 3배가 되는요금이 계속 인출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 눈을 의심하며 집으로 와서 통신회사에 사용내역을 의뢰했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된 금액이며, 학생 본인의 요청으로 통신사에서 금액을 인상해 준 것이었다. 처음 구입할 때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정액제를 인상할 수 있다고 듣고는 마음 놓고 있었다. 그러니 번번이 통장정리할 때마다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거다.
꼭 믿었던 사람에게서 받은 배신감에 손이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제 모든 것이 분명해졌고, 남은 것은 다시는 거짓말 하지 못하도록 엄하게 경계를 만들어 줄 것만 남았다.
모든 상황들을 옆에서 지켜보던 딸은 학원 간다며 슬그머니 가방을 메고 나갔다.
이번에는 이제껏 체벌했던 것과 또 다른 종류의 것이어서 종아리를 몇 대 때릴 것인지 구체적으로 죄의 무게를 달아보기도 하고, 어떤 쓴 소리로 회초리보다 더 아프게 할까?
“딸아이의 거짓말”을 만지작거리며 체벌시간을 늦추고 있었다.
BPS(성경적 부모교실) 숙제를 하다가 ‘자라면서 부모님에게서 한번이라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부모가 자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기가 힘든 이유는 이러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한 적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공부를 잘하면 보상해 주고, 말을 잘 들으면 칭찬하고, 외모가 뛰어나면 사랑받는다는 조건부 사랑의 법이 작동하고 있고,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조건부 사랑을 행할 때가 많다. 그러나 자녀는 부모에게서 무조건 사랑받는다는 확신을 얻어야 한다. 내가 공부를 못해도, 얼굴이 못생겼어도, 실수를 했을 때도 부모는 변함없이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서 한 치의 의심도 없어야 한다.
심리학에서도 조건 없는 사랑을 경험한 사람이 더욱 잘 회복되고 성장한다는 것을 연구해 내고 있다.’
학원수업을 갔던 딸아이가 돌아왔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돌아 온 딸은 회초리 대신 기다리고 있는 밥상을 얼떨결에 받고도 죄책감에 눌려 불안해 보였다.
입만 달싹거리다가 안방으로 들어왔다. 딸아이의 존재감을 손상시키지 않고 ‘딸아이의 거짓말’만 엄히 훈계할 어떤 말을 아직 찾지 못했다.
잠시 후 딸아이가 사과 한쪽을 어색하게 건네며 잘못했다고 말했다. 엄마보다 웃자란 딸을 가만히 안고서 심장 가까이에 사랑의 훈계를 심었다.
“엄마는 너를 사랑해. 네가 잘못을 했을 때에도 여전히 사랑해. 엄마는 돈보다 네가 더 소중해. 거짓말로 엄마를 속이는 것은, 먼저는 너 자신을 속이는 것이야. 엄마는 앞으로도 너의 일에 여전히 놓치는 부분이 있을 거야. 그렇더라도 네가 하나님 앞에서 부디 정직 하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