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전·이경숙씨 부부. 옆에 보이는 나무가 3층탑 모양을 하고 있다.
▲ 한인전·이경숙씨 부부. 옆에 보이는 나무가 3층탑 모양을 하고 있다.

전문지식 없이도 근사하게 가꿔 이웃들 감탄

죽어가는 나무 가져다 살려서 가꾸기도

송악면 복운1리에 신기한 나무가 정원 가득 자라는 집이 있어 화제다.

나선형으로 자란 나무부터 동그랗게 말려서 자란 나무, 가운데 화분이 들어간 3층 탑 모양의 나무까지. 지나가는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 나무들은 모두 집주인 한인전(61)씨의 솜씨다.

한인전씨 아내 이경숙(61)씨는 한때 나무 대신 채소를 기르고 싶었지만 지금은 남편의 취미생활을 존중하고 함께 좋아하는 편이다.

“보고 있으면 예뻐요.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보고는 ‘어떻게 나무가 이렇게 자라나’하고 감탄하고들 가요.”

이정도면 ‘한인전씨가 전문 정원사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지만 그는 조경이나 나무 가꾸기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 단지 나무를 좋아해 취미 삼아 가꾸는 것뿐이라고.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게 아니라 어릴 적부터 나무를 좋아했고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는 게 꿈이었습니다.”

당진이 고향인 그는 서울에서 살다가 1988년 다시 이곳으로 내려왔다. 서울에 있을 당시 주택에 살던 그는 이사 올 때 가져온 화분이 4톤 트럭을 가득 채웠다고 한다. 하지만 마당을 가득 채웠던 화분은 당진에 와서 얼마 가지 못해 고사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93년에 지어졌는데 그때부터 나무를 하나씩 가꾸기 시작했어요.”

나무만큼 등산도 좋아하는 그는 산을 오르다가 어린 나무나 죽어가는 나무를 보면 가져와 키우고 있다. 한인전씨는 전문가 조언 없이 혼자서 나무를 어떤 모양으로 가꿀까 구상한다.

“어떻게 보면 나무에겐 괴로운 일이죠. 모양을 내려면 가지를 쳐야 하니까요. 하지만 겉모양을 가꾸는 것만큼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이경숙씨는 별 볼일 없던 나무를 가져다가 예쁘게 가꿔내는 남편을 두고 “배운 적도 없는데 가꾸는 걸 보면 미적 감각을 타고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살고 있는 단층 양옥집도 한인전 씨가 직접 설계한 것이라고.

아내의 칭찬에 그는 “감각보다는 하고 싶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 안에 자연과 어우러져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공간 여유가 있다면 더 다양한 나무를 가꾸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한씨는 주변에 자신과 같은 취미를 가진 이웃이 없어 아쉽다고 한다.

“나무를 가꾸는 걸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무는 애정을 쏟으면 쏟은 만큼의 값을 하거든요.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정성을 기울이면 좋은 나무가 아니더라도 건강하고 보기 좋게 자라요.”

그는 앞으로 취미를 함께 나눌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전문지식은 없지만 그동안 나무를 가꾸며 터득한 방법들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