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세계 유수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의 대부분은 항구를 끼고 있다. 이렇듯 항구는 과거부터 도시가 번성하고 항구를 중심으로 생활을 영위해나가는 시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다른 국가와 교류하고 문물이 드나드는 통로가 되어왔다. 현대에 이르러 항구의 중요성은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는 해양으로의 진출에 있어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항구이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충청남도에는 당진항, 대산항, 태안항, 보령항 등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무역항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당진항이 유일하다. 그나마 지정학적이 특성상 평택과 항만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당진항 독자적인 개발이 아니라 평택당진항으로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평택당진항 중에서 평택항 쪽을 제외한 당진항의 항만개발계획을 보면 당진항의 하역능력은 작년말 기준 15선석에 총 3603만톤이며 오는 2020년까지 전체 48선석에 총 9000만t의 하역능력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금년 중에 7개 선석을 연내 개장하여 22선석을 확보할 계획이다.

문제는 당진항 대부분의 선석이 민자부두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자부두는 공용부두와 달리 현대제철,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의 대기업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항만으로 사용에 있어서 폐쇄적이기 때문에 항만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문제는 공용부두의 건설을 확대하는 것이며 공용부두의 건설은 철저하게 필요성에 의해 중앙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여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당진항이 항만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예전부터 제기되어온 당진항에서 평택항으로 연결하는 연육교(4.2㎞) 건설하여 당진항의 항만물동량 및 이용자의 편의를 돕고 특히 평택지역에서 처리하고 있는 세관, 출입국관리소, 검역소 등 기관을 당진지역에 조기에 신설하는 것이다.

현재 당진항이 평택항과 결합되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기도와 충청남도의 평택당진항에 대한 개발노력을 비교해보면 천지차이를 느낄 수 있다. 물론 항만이 위치해있는 당진군과 평택시의 노력도 분명 필요한 것이지만 항만개발의 속성상 기초자치단체의 개입여지는 좁은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는 이미 2001년 7월에 경기평택항만공사를 설립하여 부두 및 배후단지 건설, 물류단지 조성 등 항만인프라 구축과 홍보마케팅 등 평택항의 조기활성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경기도청에는 교통건설국 산하에 철도항만물류과를 두고 있다. 반면 충청남도는 항만을 총괄하여 관리하는 별도의 기관은 고사하고 도청 조직상에도 항만을 전담하여 관리하는 과단위의 조직도 만들어져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미 평택항과는 그 출발점이 다르며 향후 항만개발을 통한 도시의 발전에 있어서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말로만 당진항이 환황해권의 중심항이며 대중국 대북한의 전진 항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당진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점이 개탄스럽다.

우리나라의 항만정책은 전통적으로 부산항을 중심으로 하는 원포트시스템에서 광양항과 인천항의 비중이 높아지며 투포트에서 쓰리포트시스템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평택당진항이 여러 가지 면에서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30여개의 주요무역항은 저마다 필요성에 의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는 사업이다보니 자치단체차원에서 항만개발에 선뜻 예산을 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천억에서 수조원이 소요되는 항만 개발사업, 하지만 당진항의 온전한 개발없이 충청남도의 미래비전을 그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당진항의 개발을 위해 누가 나서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개발해야 하는가? 항만시설은 사회간접자본이므로 개발은 중앙정부의 몫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관심을 촉발시키고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역할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이 노력하지도 않고 준비도 하고 있지 않은 자에게는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않는 것이 예산의 중앙집권적인 배분방식을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지방정부가 각인해야할 금언이다.

충청남도 만의 항만개발계획에 있어 당진항의 개발을 최우선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여타 항만들의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한다. 무역항이라 함은 각종 원자재를 수입하고 국내에서 제조된 공산품이 수출되는 항만을 말한다. 당진항을 제외하고 충청남도의 여타항들이 무역항으로서의 제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무역항으로 개발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보령화력, 태안화력 등 발전소가 입지해 있음으로서 발전에 필요한 석탄을 수입하는 항만의 역할이 전부인 여타항에 비해 황해경제자유구역의 입지와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철강클러스터와 아산탕정TC의 관문으로서 당진항의 입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충청남도가능 당진항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고 당진항과 평택항을 연결하는 연육교의 건설추진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충청남도의 미래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각종 청사진 속에서 당진항은 다른 어느 것에 대한 개발보다 방점의 수위가 높아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온전한 당진항의 개발이 있고서야 충청남도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발이 장기적인 차원에서 그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정치권을 비롯한 충청남도 사회지도층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