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 축소에도 문화제 열기 후끈
다채로운 공연으로 가득했던 ‘시와 노래의 밤’
지난 10일, 예년에 비해 축소된 규모의 상록문화제가 33회를 맞아 성황리에 막을 내려 군내 중요 문화축제의 명맥을 이어나갔다.
이번 상록문화제는 문화제 전날 진행되던 심훈 선생 추모제와 심훈문학상 시상식, 시와 노래의 밤 등으로 이뤄진 본 행사가 각각 같은 날 오전과 오후에 열려 하루 만에 치러졌다.
오전 10시 송악면 부곡리 필경사에서 열린 추모제는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위원장 이형렬)와 각 기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건하게 이뤄졌다.
오후 4시부터는 문예의 전당 전시관에서 당진사진동우회, 학동인회, 서예인회, 문인화연구회 등 4개 단체의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관 1, 2층을 가득 채운 예술작품은 상록문화제를 찾은 지역민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해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기회가 됐다.
그동안 상록문화제는 문화행사 외에도 다양한 체험부스를 마련해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특별한 재미를 제공해왔다. 올해는 신종플루 감염을 막기 위해 체험부스를 대폭 축소해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의 일일찻집과 여성 상담활동을 펼친 ‘여성 긴급전화 1366’만을 마련해 운영했다. 집행위원회는 심훈 선생의 유품과 육필원고를 전시하는 부스를 마련하고 상록문화제 캐릭터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했다. 보건소 또한 부스를 열어 신종플루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손소독제를 제공했다.
오후 6시에는 충남문화예술단이 준비한 각종 공연을 바탕으로 식전행사가 열려 문화제의 열기를 돋웠다. 식전행사에서는 벨리댄스, 마술쇼, 통기타, 대중가요 공연 등이 펼쳐졌다. 드문드문 빈 공간이 보이던 문예의 전당 야외음악당 잔디밭이 식전행사가 진행되면서 지역민들로 가득 채워져 상록문화제에 대한 지역의 관심 정도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이어서 7시에 시작된 본 행사는 심훈문학상 시상식 및 개막식, 그리고 ‘시와 노래의 밤’ 순으로 진행됐다. 심훈문학상분과위원회 정봉식 이사의 심훈문학상 경과보고에 이어 심사위원인 방현석(중앙대 문예창작학과)교수가 심사평을 발표했다. 방 교수는 수상작인 제성욱 씨의 <소설을 찾아서>에 대해 “올해 출품된 어느 작품보다 뛰어났다”며 “한국문학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오던 주제의식과 이야기, 재미의 빈곤이 한꺼번에 상쇄됐다”고 말했다. 이날 수상자 제성욱 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해 부인 정명이 씨가 이형렬 위원장으로부터 대리 수상했다. 개막식에서는 이형렬 집행위원장의 대회사에 이어 민종기 군수의 격려사, 김낙성 국회의원과 최동섭 당진군의회 의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시와 노래의 밤’ 순서에서는 시낭송가이기도 한 황영애 시인과 호수시문학회 김미향 회장의 시낭송이 펼쳐졌다. 특히 김미향 회장의 시낭송은 생활음악협회 서재석 씨의 색소폰 연주가 더해져 감미로움을 더했다. 또한 민종기 군수가 즉석에서 시 ‘별 헤는 밤’을 암송해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시낭송 사이에 성악가 박근식, 한미경 씨의 가곡 공연과 초대가수 안치환, 박상철, 백지영의 공연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며 가수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줘 화기애애한 공연 분위기에 일조했다.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 이형렬 위원장
“심훈 정신 재조명하는
문화의 장이 되길”
규모 축소 아쉬움,
문화적 정체성으로 채우기 위해 노력
“해마다 행사규모를 넓혀나가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해 행사를 대폭 축소하게 돼 아쉽습니다. 1년 동안 군민에게 양질의 문화 축제를 선보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계획대로 개최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지만 33회라는 기념비적인 횟수를 맞이해 잘 치러낸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 이형렬 위원장은 전 세계를 뒤엎은 신종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군내 주요 행사가 축소 및 취소됨에 따라 상록문화제 또한 하루로 축소돼 아쉬웠다는 뜻을 전했다.
“상록문화제는 충남도가 지정한 우수문화제 중 하나로 도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민에게 다채로운 문화의 장을 마련하고 심훈 선생의 문학정신을 반영해 당진군과 충남도를 대표하는 문화제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 위원장은 상록문화제가 놀 거리와 먹을거리만 즐기고 가는 단순한 축제에서 벗어나 문화제의 근간인 심훈 선생의 상록수 정신을 지역민과 공유하고 순수한 문화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를 열고 평가할 때마다 나오는 지적은 문화제가 심훈 선생의 문학적 정체성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상록문화제를 지역을 대표하고모범적인 문화제가 되기 위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이 위원장은 “상록문화제의 핵심인 심훈 문학상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더 많은 문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예정”이며 또한 “앞으로의 축제에서는 인문학 토론회나 작가와의 만남 등 문학적 행사를 늘려 심훈 선생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고 상록수 정신을 기릴 기회를 충분히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 상록문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이형윤, 최성애 가족
“내년엔 큰 딸도 데려오려고요”
올해 처음 상록문화제를 찾아왔다는 이형윤(합덕읍,44), 최성애(40)씨 부부. 막내딸 이주현(11)양과 함께 온 이씨 부부는 내년부터는 집에 있는 큰딸도 데려와 온 가족이 축제를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
이형윤씨는 “홍보가 더 잘 돼서 자라나 새싹들이 많이 참여해 심훈 정신을 이어받아 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규, 최은금 부부
“축소돼서 아쉽지만 즐기고 가요”
해마다 상록문화제를 보러 온다는 김영규(송산면,39), 최은금(34) 부부. 김영규 씨는 “심훈 정신을 기리는 문화제의 취지가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신종플루로 규모가 축소돼 축제를 즐기러 오는 관람객들이 즐길 거리가 부족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자영 학생
“문화공연이 다채로워 좋았어요”
공연이 모두 끝나고 뒷정리를 하던 김자영(당진중3)학생은 “크게 열리는 행사라 일손이 부족할 것 같아 친구들과 함께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지역 유명 문화제인 만큼 알찬 공연이 돋보였다”며 “특히 시낭송 때는 ‘아 역시 문화제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