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행정도시의 성격을 교육과학도시로 변경하고 원형지 민간 확대와 환매권 행사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관련 법률 개정안을 27일 입법예고했다.

이번에 입법예고될 법안은 행정도시건설특별법을 비롯해 혁신도시법, 산업입지·개발법, 기업도시개발특별법,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모두 5개 법안에 이른다. 입법예고안은 행정도시의 성격을 변경하고, 기업들이 자유롭게 땅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민간의 원형지 개발을 허용했다. 또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신설 기업에 법인세·소득세 등 각종 조세를 면제하거나 감면토록 했다. 개정안은 또 기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서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으로 법률명을 변경했다. 건설추진위원장은 현행 국토해양부 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됐다.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에 국한됐던 원형지 공급 대상도 민간투자자까지 확대됐다. 50만㎡ 이상 대규모 부지를 개발하는 기업과 대학이 그 대상이다.

또 도시성격 변경으로 예상되는 환매권 소송에 대비해, 수용된 토지에 대한 환매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혁신도시법과 산업입지·개발법에도 세종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민간에 원형지 공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도시특별법에도 ‘개발되지 아니한 상태의 토지(원형지)의 처분에 관한 사항’을 포함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신설 기업에 법인세·소득세를 3년간 100% 면제 후 2년간 50% 감면토록 했다. 취등록세와 재산세 등도 15년까지 감면토록 했다.

이 법안은 20일의 입법예고기간 동안 여론 수렴과 법제처 심사, 규제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등 정부 내 절차를 거치게 된다. 입법예고기간 동안 각 기관 및 단체의 의견 개진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입법안에 의견이 있는 기관, 단체 또는 개인은 내달 16일까지 의견서를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제출할 수 있다.

정부는 대통령 재가를 얻은 후 빠르면 2월 말이나 늦어도 3월 초에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달 1일 개회하는 2월 임시국회에서는 정부안을 놓고 여야 간에는 물론 여권내 친이-친박간 ‘전면전’이 예상된다.

‘세종시 수정안’ 입법예고에 충청권 반발

“대국민사기극... 철회하라”

정부가 27일 세종시 수정안을 법제화하기 위해 관보게재를 통해 입법예고하자 충청권 주민과 단체, 정치권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연기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 배제된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 입법예고를 통해 우리는 정부의 사기행각에 대한 실체를 확인하게 되었다”면서 “그 동안 자족기능 연구를 위해 정부기관 이전변경고시를 미루었다던 총리실과 행안부의 거짓말과 직무유기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교육과학경제중심건설특별법’은 ‘행정도시백지화특별법’이며 행정도시백지화특별법은 대국민사기극의 결정체”라면서 “이제는 국민이 이명박 정권의 극악무도한 행패에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정도시범공주시민대책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입법예고는 국민여론과 민심을 무시한 횡포”라면서 “행정도시백지화 음모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충남·북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행정도시 무산저지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행정도시 수정을 위해 원주민의 토지환매권 마저 불허하는 규정을 삽입한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위법행위”라면서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행정도시 수정을 위한 졸속입법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백척간두에 선 민주주의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국가균형발전을 지키기 위해 ‘선거를 통한 심판’과 ‘입법투쟁’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자유선진당 충남도당도 성명을 내고 “이번 입법예고는 결국 행정부처 이전을 전면 백지화하고 입주기업과 대학 등에 땅을 원형지 형태로 특혜 분양해 신도시를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그 주위 맹종분자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