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께 식사 대접하고 싶어요.”
어르신들에게 효도관광과 점심 대접을 빌미로 약품을 판매하는 사기단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피해 노인 등이 부당한 가격 등을 뒤늦게 알고 반품을 요구해도 잘 이뤄지지 않아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약품 중간 판매업체인 이들은 봉사를 빙자해 가까운 관광지 를 데려간 뒤 제약회사, 녹용이나 한약 판매처를 돌며 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녀자를 상대로 젓갈과 소고기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며 동행을 요구, 약 판매처에서 건강보조식품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고 있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군내 노인 27명이 약품판매를 빙자한 효도관광을 다녀와 뒤늦게 구입한 약품 등을 반품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버스회사를 사칭한 업체는 삽교호와 현충사를 견학하고 점심을 제공한다고 했으나 제약회사나 녹용판매처 등을 돌며 약품을 판매했다.
본지 취재결과 국내 유명 제약회사의 유사제품인 S약품은 시중 판매가격이 24만원이지만 피해노인들은 39만원에 구매했다. 또한 약품 판매업체가 마치 해당 마을의 이장과 노인회장 등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속여 효도관광을 주선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을 다녀온 유모(69)씨는 “같이 간 사람들 중에 내가 그나마 젊은 축에 속했는데 제약회사 공장인가를 데려가더니 화장실도 미리 다녀오게하고 약품시음도 하게 했다”며 “대답을 열심히 하던 어르신들이 약품을 시음했다는 미안한 마음때문에 약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김모(71)씨는 “회장이나 총무 이름을 척척 알며 이런저런 칭찬을 하길래 회장이랑 총무가 추천해서 좋은 데 데려왔나 보다 생각했다”며 “나중에는 의심이 돼서 ‘약장사 아니냐’ 물었더니 노래도 부르고 술도 따라주면서 절대 그런 것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기 알면서 따라나서는 노인들
약품을 구입하지 않고 다녀온 노인 중 일부는 약품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2~3차례 이상 이런 효도관광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소 씨는 “전에도 무슨 젓갈인가 싸고 좋게 살 수 있다고 해서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도 약초와 녹용같은 것을 보여주면서 판매를 강요했었다”며 “다행히 사지는 않았지만 알면서도 여럿이서 어울린다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유씨도 알면서도 따라나섰다고 했다. 그리고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서 가기 때문에 재미는 물론 걱정이 별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집에만 있기 적적해서 따라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기단들도 어르신들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지역별로 출몰한다는 것이다. 또 약품을 판매하기 위한 장소에 가면 입구 등을 막고 최대한 집중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어르신들에게 대답이나 손동작 등을 유도해 정신을 쏙 빼놓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사기인지 잘 알 수가 없다는 것.
김모 씨는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먹어보라고 하고 박수치고 대답시키고 이야기 하는데 정신차려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약품 이외에도 체험방 등을 통해 의료기기도 빈번히 판매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약품이나 의료기기를 구입할 시 허가된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표시사항을 확인하고 충동구매나 사은, 경품류 구매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품절마크나 제품에 표시된 효능 등에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허위, 과대 광고 발견 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당진군 보건소에 신고하고 약사나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구입해야 한다.
당진군 보건소 예방의약팀은 “노인들의 경우 사용즉시 효과를 본다거나 본인에게 증상이 있는 곳에 치료를 위해 구입했으나 허위광고로 인해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판매원이 강제로 제품의 포장을 개봉하지 않도록 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기약품을 구매할 경우 당진군보건소 예방의약팀(350-4031)으로 신고하거나 당진군소비자보호센터(352-9898)로 문의, 신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