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구속 공무원에 주민들 탄원서 낸 사연

고대면사무소 신이철씨, 수해조사작업 후 음주운전·접촉사고 내

실형·파면가능성에 “노부모·동생가정 어쩌나” 주위 안타까움

한 공무원이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당사자는 고대면사무소에 근무하는 7급 지방행정직 신이철(50세)씨.

당진경찰서에 따르면 신씨는 토요일인 지난 7일 밤 9시45분경 고대면 진관 삼거리 양조장 앞 도로상에서 자신의 소나타승용차로 앞에 가던 그랜저승용차를 충격, 이 차에 타고 있는 이경두(만 32세, 경기)씨 등 3명에게 전치 2~3주의 상해를 입히고 2백여만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다.

당시 신씨는 석문쪽에서 당진방면으로 시속 40㎞ 속도로 진행중이었는데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로 근접진행하다 앞서가던 차가 일시정지하는 바람에 앞차 뒷넘버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순 접촉사건일 수도 있는 이 사건은 당시 신씨가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데다 혈중알콜농도 0.17%로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곧바로 경찰에 송치됐다는 경찰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96년 12월과 98년 9월에도 음주운전과 음주측정거부로 각각 5백만원, 4백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틀 뒤인 9일 바로 구속돼 수감중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3년이내에 세번 이상 음주운전 금지조항을 위반할 경우 바로 구속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신씨가 무면허 운전을 한 것도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정지된 상태였기 때문.

고대면 이장들 줄줄이 탄원서에 서명

그런데 신씨가 구속되던 8월9일, 고대면 주민 3백여명이 서산지청장 앞으로 보내는 탄원서를 당진경찰서에 접수시켜 눈길을 끌었다. 탄원서 내용은 사고 당시 신씨가 공무중이었으며 신씨의 처지가 딱하니 사정을 감안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신씨가 근무해온 고대면의 안재원 총무계장에 따르면 산업계 소속인 신씨는 사고일 즈음해 다른 직원들과 함께 수해복구와 조사집계작업으로 며칠간 밤을 새다시피 했다. 신씨는 좥피해발생 후 5일안에 농가별·필지별 피해를 조사집계 해야 하는좦 방침에 따라 토요일인 사고 당일도 각 부락이장들과 피해조사와 집계작업을 하고 이장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한 후 사무실로 돌아가던 길이었다는 것이다.

면에 따르면 고대면은 이번 호우로 논 6만5천정보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주로 논농사 피해가 컸던 만큼 산업계 직원들이 특히 바빴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씨는 20여년간 주로 고대면에서 근무해온 고대면 토박이로 이장 등 마을주민들과도 흉금을 털어놓고 지내는 사이인지라 민원의 원만한 타결에 앞장서왔고 신씨의 개인사정 또한 주위에서 뻔히 아는 처지라는 것.

탄원서를 낸 주민들에 따르면 신씨는 현재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효자인데다 동생이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되는 바람에 동생의 가정까지 돌보고 있는 형편이다. 뿐만 아니라 2년 전에는 골수암을 앓던 열여섯살난 아들이 죽어 주위에서 하나같이 딱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은 신씨가 면내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면민화합은 물론 궂은 일에도 앞장서는 모범공무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장 등 마을주민들이 하루만에 300~400명의 서명을 받아 탄원서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주민들의 이러한 유대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면 관계자는 말했다.

공무원 양벌제로 ‘파면’ 가능성도

그러나 현행법은 3년이내에 세번 이상 음주운전을 했을 경우 ‘구속’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대법원이 제시한 양형기준에서도 좥3년이내 2번 이상 음주운전으로 처벌된 자가 혈중알콜농도 0.15% 이상 상태에서 대물사고를 냈을 경우 ‘실형’좦을 받도록 정하고 있어 신씨의 정상이 참작될 지 회의적인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공무원 직무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이 집행유예 이상 실형을 받을 경우 좥파면좦되도록 하고 있어 주위에서는 신씨와 신씨 가족의 형편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11일에도 피해자와의 합의가 안되자 마을이장 몇몇이 멀리 전라도, 수원까지 공탁을 걸기 위해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