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돈 선거 파문에 이어 RPC(미곡종합처리장) 쌀 미기표 출하로 횡령의혹이 제기돼 담당 직원이 고소됐던 우강농협이 검찰 수사결과 부산물 판매대금을 정상 회계처리하지 않고 비자금을 조성해 거래처 접대비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지역사회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우강농협 RPC사건 관련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의 공소장에 의하면 우강농협은 지난 2008년 3월3일부터 2010년5월28일까지 RPC에서 쌀을 도정한 후 발생하는 부산물 미강(쌀겨) 판매대금 4500여만원을 정상회계처리하지 않고 현금으로 보관하면서 비공식 업무추진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년여간 116회에 걸쳐 사용한 4500만원은 주로 쌀을 판매하는 거래처 직원들에게 제공할 상품권 선물 구입비, 관계 기관 접대비 등으로 사용됐다.

서산지청의 공소장에 의하면 “피고인은 부산물에 대해서는 사무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여 그 판매 대금을 비자금으로 조성하기 쉽고, 미곡종합처리장에 공식적으로 배정되는 업무추진비로는 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 부산물 중 미강에 대한 판매 대금을 정식으로 회계처리하지 아니하고 현금으로 보관하면서 비공식 업무추진비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우강농협 RPC 사건은 지난해 6월 치러진 우강농협 조합장 재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RPC에서 거래업체에 외상으로 쌀을 공급하고 판매대금 3억원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9월경 우강농협과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에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싯가 4억5천여만원에 달하는 쌀 3100여가마를 기표하지 않고 출하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우강면 농민단체협의회가 지난9월3일 부정거래의 진상을 규명해달라며 검찰 서산지청에 이를 고발한 바 있다. 4개여월에 걸친 검·경찰 수사결과 지난 1월31일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은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 피고인 이모(당시 RPC 장장)씨의 업무상배임, 업무상횡령 죄에 대해 벌금 5백만원의 가납명령청구 등 공소를 제기해 약식명령을 청구한다는 공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물 판매대금 관련 업무상횡령죄 외 당초 불거졌던 RPC 쌀 미기표 출하를 은폐하기 위한 수율조작 의혹에 관한 업무상배임죄에 대해 담당 검사는 공소장에 “피고인은 장장으로서 그 임무에 위배해 ‘000쌀’ 대표 김00에게 294,525,000원 상당, ‘이천미곡’ 대표 문00 등에게 102,861, 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했다”고 명시했다.

현재 서산지청의 공소장 접수 이후 피의자의 이의신청기간을 거쳤으며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의 최종 판결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강농협은 3월 첫째주 서산지청 공소장 내용 중 부산물 판매대금 횡령에 관해 특별감사를 실시, 결과를 충남지역본부에 제출했으며 본부 징계심의위원회 심사 처리안이 내려오는 대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처리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피고인 RPC 장장 이씨는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우강농협의 한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부산물 판매대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에 대해 시인했다”며 “감사를 실시해 지역본부 징계심의위원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추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철자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강농협의 한 조합원은 “업무추진비로 쓸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라 보이는데 일부 항목은 정상적으로 처리가 가능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어 무척 놀랐다”며 “우강농협 RPC 뿐만 아니라 규모가 큰 RPC에서는 쌀을 판매하기 위해 거래처에 관행적으로 로비를 해오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